"北 농림축산 무역 걸음마 수준…남북 공동 영농단지 필요"

입력 2019-03-03 06:11
"北 농림축산 무역 걸음마 수준…남북 공동 영농단지 필요"

농경연 보고서…고추·마늘 등 수입처 中→北으로 전환 제안도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북한의 농림축산 무역을 끌어올리려면 남북이 공동 영농단지를 가꾸는 등의 농업 부문 경제협력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북한의 농림축산물 교역 동향 분석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농림축산물 수출은 2014년 1억7천600만 달러(약 1천979억원)로, 2011년 3천500만 달러(약 393억원)의 5배로 치솟았다.

보고서는 그러나 "북한의 수출을 들여다보면 농산물 비중이 작아지고 임산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생산보다는 주로 '채취'에 의존하는 임산물의 수출 비중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수출 구조가 퇴화한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북한 비핵화가 합의돼 남북 경협이 새 국면을 맞는다면 남북 간 농업교류·협력도 이런 환경 변화에 맞춰 새롭게 전개돼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농경연은 '지속가능한 농업협력'의 하나로 남북 공동 영농단지를 예시했다.

보고서는 "이는 북한 농업의 능력을 끌어올리고, 그 능력을 활용해 농산물을 생산하고, 우리나라나 외국 등 외부 세계와 상업적 교역을 해 이익을 향유하는 방식"이라며 "북한의 농촌 지역에 공동 영농단지를 집중적으로 개발해 종합적·효율적인 농업 생산 체계를 갖추고, 이 농장을 토대로 경협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공동 영농단지의 대상 지역·규모·사업 구성 등은 남북 간 협의로 정하고, 이후 이를 통해 '영농단지 개발 협력→농산물 생산→교역·투자 협력→상호이익 창출' 단계를 밟아나가자는 구상이다.



보고서는 "공동 영농단지에서 협력 프로그램으로 농업·농촌 기반 조성 지원 프로그램, 농업기술 교류 프로그램, 교역·경협 프로그램 등 하위 프로그램도 단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며 이는 남북 양측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공동 영농단지를 통해 북한은 농업 개혁·개발의 청사진을 그릴 수 있고, 우리나라는 북한 농업의 자립을 도와 대북협력과 통일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어 기반 조성과 기술교류는 개발 협력사업으로 먼저 추진하고, 교역과 경협 사업은 이후 민간에서 상업적 방식으로 추진하는 단계적 접근법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남한의 투자 지원으로 영농단지를 조성하고 북한의 농업경영체가 운영하는 '금강산 온실농장 협력 방식'과 남한이 영농단지를 조성하고 단지 내 남한 농기업이 입주하는 '개성공단 협력 방식'이 있다"고 소개했다.

보고서는 이 외에도 농산물 교역 확대 차원에서 중국산 대신 북한산을 들여오는 방안도 제시했다.

반입 가능한 품목으로는 김치, 고추, 마늘, 당근, 참깨, 땅콩, 호박, 팥, 땅콩 등 217개 품목을 들었다.

보고서는 "과거 북한산 농산물을 들여온 경험에 비추어 관련 제도가 이미 구축돼 있다"며 "대북 제재 해제 국면에서 북한산 농산물 반입은 가장 빠르게 재개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부연했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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