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이용에도 세금?…우간다 수백만명 인터넷 중단

입력 2019-02-28 10:11
소셜미디어 이용에도 세금?…우간다 수백만명 인터넷 중단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우간다 국민 수백만 명이 정부의 이른바 '소셜미디어 세금' 부과 이후 인터넷 사용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간다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사용 및 휴대전화를 통한 전자상거래에 대해 징벌적 세금을 부과하기 시작했다.

세수를 늘리고 휴대전화 및 인터넷상의 '쓸데없는 대화'를 길들이기 위한 목적이다.

이로 인해 페이스북이나 왓츠앱, 트위터 등 60개 이상의 온라인 플랫폼이 영향을 받고 있다.

우간다 국민은 이런 사이트를 이용하려면 하루 200우간다실링(60원 상당)을 내도록 돼 있다.

우간다 통신위원회는 세금 부과 이후 3개월간 인터넷 사용자 수는 250만 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7일(현지시간) 전했다.

정부의 이런 조치로 경제 전반에 악영향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데이비드 바하티 우간다 재무장관은 세금 부과 결정 당시 소셜미디어 세금 부과는 공공 서비스 분야 세수를 증대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요웨리 무세베니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재무부에 서한을 보내 온라인상의 '수다'(gossip)를 통제하려면 소셜미디어 세금을 서둘러 부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소셜미디어 세금 부과가 자유로운 의사 표현을 제약하는 것은 물론이고 경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휴대전화를 통한 송금 등 전자상거래를 하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세금 부과 이후 부과 대상 소셜미디어 이용자들과 휴대전화를 통한 전자상거래 규모가 크게 줄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세금 부과를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인터넷 사용자가 다시 늘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변호사 아이린 이코무는 "세수가 정부 기대만큼 늘지 않고 있다"며 "이로 인해 기술 및 금융 분야가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인권운동가들은 소셜미디어 세금 부과 이후 인터넷 관련 통계가 우려스러울 정도로 나빠졌다면서 이런 조치가 시민 참여와 표현의 자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무세베니 대통령은 2016년 잘못된 정보를 확산할 수 있다는 이유로 선거 기간 모든 소셜미디어를 폐쇄한 바 있다.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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