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서 사격장 표적된 '영국인 IS 신부'…이슬람단체 "매우 우려"

입력 2019-02-28 10:02
英서 사격장 표적된 '영국인 IS 신부'…이슬람단체 "매우 우려"

영국 시민권 박탈당한 '샤미마 베굼', 논란의 주인공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영국의 한 사격장이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조직원과 결혼한 영국소녀 샤미마 베굼(19)의 사진을 사격 표적으로 사용해 이슬람 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영국 위럴의 오락용 사격장인 '얼티밋 에어소프트 레인지'(Ultimate Airsoft Range)가 고객들의 요청에 따라 베굼의 사진을 표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가디언지 등 영국 언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사격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이슬람 테러조직인 알카에다의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 등의 사진을 과녁으로 사용해 인기를 끈 곳이며, 6세 이상 어린이도 입장이 가능하다.

사격장은 이 사안을 처음 취재한 '빅토리아 더비셔 쇼'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표적은 사람들에게 환상적인 반응과 대화를 제공하고, 가벼운 즐거움을 준다"며 "목표물이 항상 개인적 의견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테러를 용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베굼의 인터뷰 기사를 본 뒤 공감하기 어려웠고, 고객들의 요청에 따라 표적으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런던 베스널 그린 지역에 살던 베굼은 같은 학교 여학생 2명과 함께 15세의 나이로 2015년 2월 시리아로 건너간 뒤 IS에 합류했다.

베굼은 그곳에서 네덜란드 출신 'IS 전사'와 결혼했고, 두 명의 자녀를 질병과 영양실조로 잃고, 최근에 시리아 북동부 난민 캠프에서 셋째 아이를 출산했다.

베굼은 이달 14일 영국 매체 더타임스에 실린 인터뷰에서 세 번째 아이를 살리기 위해 꼭 돌아가고 싶다고 호소하면서도 참회나 후회의 모습을 보이지 않아 영국 사회의 반감을 샀다.

이에 영국 내무부가 베굼의 시민권을 박탈하기 결정, 베굼의 가족들이 법적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베굼의 사진이 사격 표적으로 사용되는 사실이 보도되자 영국의 무슬림협의회 대변인은 "이슬람교 신자, 특히 여성에 대해 미움과 폭력이 만연한 사회에서 실존 인물의 사진을 사격 표적으로 요구한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이어 "베굼의 (IS 가담) 행동이 15세 소녀의 행동치곤 과격하게 느낄 수 있겠지만, 그러한 감정을 무슬림 여성 비하나 베굼처럼 옷 입은 사람에 대한 폭력 선동에 사용하는 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하다"고 비난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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