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러시아, 유엔서 베네수엘라 사태 결의안 표 대결
미국 "자유·공정 재선거하자" 러시아 "평화적 위기 해결 우선"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미국과 러시아가 유엔에서 베네수엘라 사태의 해결을 위한 결의안 초안을 따로 내놓고 표 대결을 벌인다.
AFP, dpa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은 27일(현지시간) 혼란스러운 정국을 안정시키기 위해 베네수엘라가 자유롭고 공정하고, 신뢰할만한 대통령선거를 다시 하고 미국 등 국제사회의 식료품과 의약품 등 원조를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는 초안을 제시했다.
이에 반해 러시아는 위기 상황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내용과 함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승인을 필요로하는 원조 물품은 일단 회수해야 한다고 초안에서 주장했다.
미국은 지난해 5월 마두로 대통령이 당선된 대선이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각국의 옵서버 참관하에 선거를 다시 해야 한다고 초안에서 밝혔다.
미국의 베네수엘라에 대한 '무력 개입'을 비난하는 러시아는 그러나 평화적인 방법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을 제시한 것을 환영했다.
미국의 베네수엘라에 대한 원조는 내정 불간섭이라는 유엔 헌장을 무시한 채 베네수엘라 사태에 개입해 정권 교체를 도모하고 있는 그들의 '인도주의적 쇼(show)'라고 러시아는 주장한다.
미국과 러시아는 28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각각의 초안에 대해 표결을 할 것을 요청했다.
결의안으로 채택되려면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인 미국·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가 모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 가운데 전체 15개 이사국 가운데 최소 9개 이사국이 찬성해야 한다.
미국의 초안은 베네수엘라에 우호적인 러시아와 중국이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전망되고, 러시아의 초안도 결의안 채택에 필요한 9개국의 찬성을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외교관들은 보고 있다고 AFP가 전했다.
마두로가 국제사회의 퇴진 압박에 저항하는 가운데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미국을 포함한 서방의 지원을 등에 업고 국내외에서 정권 교체를 위한 운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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