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TR대표 "미중 무역합의까지 많은 것 남아"…이행장치에 초점(종합)
美하원 세입위원회 출석…'자동 관세폭탄' 스냅백 조항 강조한 듯
"각급 레벨서 월별·반기별·분기별로 중국측 이행 점검할 것"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이준서 특파원 = 미국 무역대표부(USTR)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27일(현지시간)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고 있다"면서도 "합의 전까지 여전히 많은 것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중(對中) 강경 매파로 꼽히는 그의 발언은, 낙관론을 부각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언급과는 '온도차'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무역협상단을 이끄는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이날 미 하원 세입위원회에 출석해 현재 진행 중인 중국과의 무역협상 결과를 예측하기는 너무 이르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테이블에 오른 이슈들은 (중국의) 미국산 제품 추가구매 약속으로 해결되기에는 너무나 중대하다"면서 "우리는 새로운 규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과 기술이전 강요 등과 관련해 더욱 '공평한 경기장'을 허용하는 중대한 구조적 개혁을 압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미국의 무역정책 입안자들이 직면한 "가장 심각한 도전"이라고도 언급했다.
이번 무역협상이 중국의 미국산 제품 추가구매로 끝날 일이 아니며 중국의 기술이전 강요, 자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지식재산권 도용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위안화 환율 문제도 비중 있는 현안으로 꼽았다. 미국은 중국 당국이 의도적으로 위안화 환율을 조작해 평가절하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많은 시간에 걸쳐 환율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면서 "모든 것이 합의될 때까지는 어떤 합의도 없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중국의 합의 이행을 강제할 장치에 초점을 맞췄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우리는 중국과의 무역 관계 역사를, 약속이 준수되지 않은 것에서 비롯된 실망을 너무 잘 알고 있다"면서 "이행절차는 매우 구체적인 내용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중 각급 레벨에서 이행기구를 정기적으로 개최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실무급에서는 월별, 차관급에서는 분기별, 각료급에서는 반기별 회동으로 중국의 이행 여부를 점검하겠다고 부연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만약 내 (각료급) 레벨에서 이견이 있다면, 미국은 그에 상응해서 이행을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관세 폭탄'을 되살리는 이른바 '스냅백'(snapback) 조항을 반영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미국 무역협상단 좌장의 이같은 언급은 트럼프 대통령의 보다 낙관적인 언급과는 대비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평가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마지막 날인 지난 24일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면서 3월 2일 0시 1분으로 예정됐던, 중국산 제품 2천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인상 조치를 연기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백악관에서 열린 전미 주지사협회 연회에서도 "모든 일이 잘되면 앞으로 1∼2주에 걸쳐 매우 큰 뉴스(very big news)가 있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진짜로 아주 (합의에) 근접해 있다"고 말했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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