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외무, 유엔서 트럼프-마두로 직접 담판 제안(종합)
EU·남미 국가 대표들은 회의장에서 퇴장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베네수엘라 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직접 담판을 제안하고 나섰다.
호르헤 아레아사 베네수엘라 외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인권이사회 고위급 회기 발언을 통해 "우리는 미국과 직접 대화를 제안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두로 대통령이 만나지 않을 이유가 있느냐"고 말했다.
그는 두 사람이 만나 공통의 관심사를 찾고 서로 다른 시각에 대해서는 상대방에게 이를 설명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스스로 임시 대통령을 선언한 뒤 마두로 정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25일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 열린 리마그룹 회의 시작에 앞서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자유가 복원될 때까지 계속해서 (임시 대통령을 자처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마그룹은 베네수엘라 정정 불안과 경제 위기의 평화적 해법을 논의하려고 캐나다와 중남미 13개국 등 14개 미주 국가가 2017년 구성한 외교 모임이다.
미국은 마두로 정권이 통제하는 국영 석유 기업의 자산을 동결하고 관련 수익을 과이도 의장에게 보내도록 동맹국들에 조치하는 한편 마두로 정권 핵심 인사들에 대한 비자발급도 제한하도록 요구했다.
미국을 필두로 전 세계 50여개국이 과이도 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마두로 대통령의 입지는 크게 좁아졌다.
한편 이날 인권이사회에서 아레아사 장관이 발언하는 동안 유럽연합(EU)과 리마그룹에 속한 남미 국가 등 10여개국 대표들이 무더기로 회의장에서 퇴장하며 최근 벌어진 베네수엘라 정부의 구호물자 반입 차단 등에 대해 항의했다.
미국은 지난해 인권이사회를 탈퇴했기 때문에 이날 고위급 회기에 미국 대표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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