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신흥명문 포스코에너지 돌풍 이끈 '미다스 손' 전혜경 코치
김형석 감독과 작년 여자부 단체전 2관왕 등 6개 대회 결승행 지휘
탁구 국가대표 상비 1군 4명 배출…"선수들 자율성 존중"이 비결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여자 실업 탁구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포스코에너지의 전혜경(42) 코치는 '여자 김형석' 또는 '리틀 김형석'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포스코에너지의 사령탑인 김형석(57) 감독과 함께 2011년 3월 창단 당시부터 코칭스태프로 호흡을 맞춰 포스코에너지를 신흥명문 구단으로 키워낸 데다 선수 지도 방식도 김 감독을 빼닮았기 때문이다.
둘은 1996년 대한항공 입단 당시 '사제 인연'까지 합치면 23년 넘게 호흡을 맞춰왔다.
포스코에너지는 '전통 강호' 삼성생명과 대한항공이 양분해왔던 여자 실업 탁구 무대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종합선수권대회와 실업 챔피언전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네 차례 준우승을 차지했다.
라이벌인 삼성생명과 대한항공도 똑같이 2관왕에 올랐지만 6개 대회 모두 결승에 오른 건 포스코가 유일했다.
포스코가 창단 9년 만에 여자 실업 탁구의 강자로 우뚝 선 데는 김형석 감독과 전혜경 코치의 역할이 컸다.
특히 전혜경 코치는 선수들의 기술적인 부분을 지도하는 건 물론 언니처럼 선수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리더십으로 심리적인 부분도 책임지고 있다.
전 코치는 3차례 세계선수권대회 국가대표로 참가했던 간판급 선수 출신이다.
제물포여중과 인천여상을 거쳐 대한항공에서 실업 무대에 데뷔한 그는 2005년 종별선수권과 2008년 SBS챔피언전, 2010년 전국체전 단식에서 우승하며 여자부 실업랭킹 1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국가대표로는 2001년 오사카 대회와 2003년 파리 대회, 2005년 상하이 대회까지 세계선수권에 3회 연속 출전했다.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서울시청 플레잉코치로 활동했고, 2011년 포스코 창단과 함께 코치로 지도자 길에 들어섰다.
전 코치는 선수들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언니 리더십'을 선호한다.
2006년 결혼해 두 아이의 엄마인 그는 "첫째 딸 (김)하랑(8세)과 아들 하준(5세)보다 선수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훈련 시간에는 언니처럼 편안하게 해주려고 노력한다"면서 "훈련 파트너도 선수들이 선택하도록 하는 등 자율에 많이 맡기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하고, 높은 타점과 짧은 스윙이 강조되는 세계탁구의 흐름을 읽기 위해 유튜브를 함께 보며 분석한다"면서 "벤치를 볼 때도 선수들에게 미소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전 코치의 지도로 포스코 선수들의 성장세는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올해 1월 열린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서는 에이스 전지희와 김별님, 이다솜, 김연령이 상비 1군에 뽑히는 성과를 냈다.
여자 실업팀 가운데 2차 선발전 참가자 전원이 상비 1군으로 뽑힌 건 포스코에너지뿐이었다.
전 코치의 새로운 목표는 소속팀 선수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것이다.
"선수 시절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었지만, 지도자로 우리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목에 거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그는 "전지희 선수가 2020년 도쿄올림픽 메달 획득에 도전하고, 다른 선수들도 올림픽 대표가 될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선수 지도에 전념할 수 있었던 건 아이들을 뒷바라지해준 친정엄마(임정옥)가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준 덕분"이라면서 "김형석 감독님과도 여자농구의 위성우 감독-전주원 코치처럼 최고의 팀을 만들어가고 싶다"는 희망을 전했다.
chil881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