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음속 전투기 추락"…조종사 2명 구조 거성호 선장 목격담

입력 2019-02-27 16:30
수정 2019-02-27 16:39
"굉음속 전투기 추락"…조종사 2명 구조 거성호 선장 목격담

"KF-16D 잔해물 헤치고 낙하산 끌어안은 조종사들 구했다"



(전주·군산=연합뉴스) 최영수 임채두 기자 = 서해상으로 추락한 우리 공군 소속 KF-16D 전투기 조종사들을 구조한 '거성호' 선장 김명호(44)씨가 긴박했던 당시 사고 상황을 전했다.

KF-16D는 27일 정오께 군산시 공군기지에서 이륙해 13분 만에 충남 서산 서쪽 약 46㎞ 해상에 추락했다.

전날 출항해 선원 4명과 조업 중이던 김씨는 별안간 우레와 같은 굉음과 함께 바다로 추락하는 전투기를 목격했다.

선원들은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조종사 모습도 봤다.

추락지점은 거성호와 불과 1.6㎞ 떨어진 곳이었다.

김씨는 어선을 이끌고 다급히 사고 현장으로 이동했다.

전투기 동체는 이미 바닷속으로 모습을 감췄고 잔해물만 물 위에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조종사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10∼15분 잔해물 사이를 옮겨 다녔다.

그러다 충남 태안해양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다.

'조종사 2명이 낙하산을 타고 전투기에서 탈출했으니 도움을 달라'는 요청이었다.

때마침 낙하산을 끌어안고 물 위에 떠 있는 조종사 2명을 발견했다.

별다른 움직임도, 말도 없었다.

찬 바닷물에 몸을 담그고 있어서 저체온증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2명을 거성호로 끌어올리고 상태를 확인했다.

거동만 약간 불편할 뿐 소통에 문제는 없었다고 김씨는 전했다.

5분쯤 지나 태안해경 경비함정이 사고 지점에 도착했고 조종사들을 무사히 인계했다.

김씨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굉음과 동시에 전투기가 하늘에서 떨어졌다. 무슨 일인가 싶어 사고 현장으로 이동했다"며 "다행히 잔해물 사이에서 발견한 조종사 2명은 별다른 외상 없이 무사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조종사들은 제6탐색구조비행전대 소속 헬기로 청주 항공의료원으로 후송돼 검진을 받고 있다.

공군은 비행사고 대책본부를 구성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사고 소식 접한 조종사와 전투기 소속 부대는 인명피해가 없어 대체로 안도하는 분위기다.

부대 관계자 "이번 비행은 통상적인 조종훈련의 하나였다"며 "장병들도 사고 소식을 들었지만, 별 동요 없이 평소처럼 근무하고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KF-16D전투기 서해 추락…기체이상유무 조사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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