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되는 무릎 관절통 새 주사제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고추의 매운 성분 캡사이신보다 1천 배나 매운 물질인 레시니페라톡신(RTX: resiniferatoxin)이 퇴행성 관절염의 새로운 진통제로 관심을 끌고 있다.
RTX 주사제가 미국 하버드대학 브리검 여성병원(Brigham and Women's Hospital)에서 진행된 초기 임상시험에서 퇴행성 무릎 관절통을 가라앉히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영국의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26일 보도했다.
임상시험에 참가한 무릎 관절염 환자 30명은 단 한 번의 주사로 24시간 안에 통증이 완화됐고 대부분은 3개월 후까지 진통 효과가 지속됐다.
RTX는 환자의 정강뼈와 대퇴골의 말단부에 주입됐다.
이 주사제는 3개 의료기관에서 104명의 환자 대상으로 추가 임상시험이 현재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진행성 암에 수반되는 통증을 진정시키는 데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암 환자를 대상으로도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RTX는 선인장과 비슷한 식물인 백각기린(euphorbia resinifera)에서 추출한 화학물질로 고추에 들어있는 캡사이신과 유사하다.
이 성분은 관절에서 통증을 뇌에 전달하는 신경 말단을 태워 없애 통증 신호 전달을 차단한다.
캡사이신도 이러한 효과가 있지만 RTX는 캡사이신보다 매운 성분이 1천 배나 강해 그만큼 효과가 더 크다.
RTX는 관절 신경 말단이 뇌에 보내는 통증 신호 분자(TRPV1)와 결합해 열을 발생시킴으로써 신경 말단을 태워 없앤다.
영국 리즈대학 의대의 필립 코너간 근골격의학 교수는 소염진통제는 경구로 투여하기 때문에 온몸을 돌지만 RTX는 관절에 직접 주사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다고 논평했다.
현재 퇴행성 관절염에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와 스테로이드 주사가 쓰이고 있다.
그러나 소염진통제는 장기간 사용할 경우 위장 손상 등의 부작용이 있고 스테로이드 주사는 관절 안에서 결정화돼 '코티손 플레어'(cortison flare)를 유발, 오히려 염증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있다.
이 임상시험 결과는 미국 일반내과학회(Society of General Internal Medicine) 학술지 '일반내과학 저널'(Journal of General Internal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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