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보우소나루 대통령 아들 국정개입 논란…여론 비판적
56.8% "대통령 의사결정에 관여"…75.1% "영향 미쳐선 안돼"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아들들이 국정에 개입하는 문제를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취임 2개월을 채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해 여론의 평가가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지만, 대통령의 아들들이 국정에 관여하는 데는 부정적인 평가가 대세다.
26일(현지시간) 여론조사업체 MDA에 따르면 응답자의 56.8%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의사결정에 아들들이 개입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75.1%는 아들을 포함해 가족이 대통령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5명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이 가운데 3명이 정치인이다. 장남 플라비우는 연방상원의원, 차남 카를루스는 리우데자네이루 시의원, 삼남 에두아르두는 연방하원의원이다.
브라질 정치권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 출범 초부터 세 아들의 국정개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최근에는 차남 카를루스가 여러 차례 구설에 오르고 있다.
카를루스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속한 우파 사회자유당(PSL)을 둘러싸고 제기된 '가짜 후보' 논란과 선거자금 유용 의혹으로 장관급 각료인 대통령 정책실장이 해임되는 과정에 깊숙이 개입됐다.
정부가 제출한 연금개혁안의 연방의회 통과를 위해서도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연금개혁 필요성에 대한 여론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의회를 압박하고 있다.
연금개혁 주무 부처인 경제부는 카를루스의 SNS 활동이 연방의원들을 지나치게 압박하는 모습으로 비칠 경우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내에서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아들들이 '비선 실세'로 비치는 데 불만을 표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부에서는 세 아들을 함부로 국정에 참여시키지 말라는 경고성 주문까지 나왔다.
리우데자네이루의 한 대학에서 항공과학을 전공한 카를루스는 17세 때인 지난 2000년 10월 지방선거에서 리우 시의원에 당선됐다.
이후 브라질에서 역대 최연소 시의원이라는 타이틀이 따라다니는 카를루스는 지난해 대선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승리한 후에는 '아버지를 지키는 핏불'로 불리며 국정에 개입해 왔다.
한편, MDA 조사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38.9%, 보통 29%, 부정적 19%, 무응답 13.1%로 나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개인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57.5%, 부정적 28.2%, 무응답 14.3%였다.
이 조사는 지난 21∼23일 137개 도시 2천2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오차범위는 ±2.2%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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