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부하리 대통령 재선 성공…야당은 불복선언(종합2보)
부하리 "안보·경제재건에 노력할 것"…대선 폭력사태 사망자 53명
(카이로·서울=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정성호 기자 =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대통령 선거에서 무함마두 부하리(76) 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야당이 개표 결과에 반발하면서 정국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나이지리아 선거관리위원회는 27일(현지시간) 집권당 범진보의회당(APC)의 부하리 대통령이 지난 23일 치러진 대선에서 1천519만여표(득표율 56%)를 얻어 당선된 것으로 발표했다고 나이지리아 언론 '프리미엄 타임스'와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최대 라이벌인 야당 인민민주당(PDP) 후보 아티쿠 아부바카르(72) 전 부통령은 1천126만여표(득표율 41%)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투표율은 35.6%로 잠정 집계돼 2015년 대선 당시 44%보다 약 8% 포인트 낮았다.
나이지리아 36개 주(州) 가운데 부하리 대통령은 가장 인구가 많은 라고스와 카노 주를 포함한 19개 주에서 승리했고 아부바카르 전 부통령은 17개 주와 연방수도권(FCT)에서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육군 소장 출신인 부하리 대통령은 2015년 3월 야당 후보로 대선에서 승리한 데 이어 또 한 번 4년 임기를 수행하게 됐다.
그는 1983년 정부의 부패와 경제정책 실패를 이유로 무혈 쿠데타로 집권했다가 2년 만에 또 다른 쿠데타로 권좌에서 축출된 전력이 있다.
집권당 APC 지지자들은 수도 아부자의 선거운동본부 앞에 모여 당선을 축하했고 예미 오신바조 부통령이 '업 위 고'(Up we go)란 노래를 부르는 동영상도 돌고 있다.
부하리 대통령은 선거운동본부에서 한 연설에서 자신의 당선에 대해 "나이지리아 민주주의의 또 다른 승리"라고 규정하며 "새 정부는 안보와 경제재건, 부패 척결을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어떤 집단도 소외됐다고 느끼지 않도록 통합에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나이지리아는 인구가 약 1억9천만명으로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고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이지만 치안 문제와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
2009년부터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의 공격으로 2만여 명이 살해됐지만, 나이지리아 정부의 대응에도 보코하람의 테러는 근절되지 않았다.
또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1.9%에 그친데다 작년 3분기 실업률이 23%를 넘는 등 일자리 문제가 심각해 국민의 불만이 크다.
나이지리아 인구의 40% 이상이 극심한 가난에 시달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선관위가 부하리 대통령의 당선을 발표하자 야당은 선거 결과에 대한 불복을 선언했다.
아부바카르 전 부통령이 속한 인민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법적 절차가 문제를 푸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인민민주당이 선거 결과의 무효를 주장하는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이다.
앞서 인민민주당은 26일 부정이 의심된다며 선거관리위원회에 개표 중단을 요구했다.
또 개표 첫날인 25일에는 "여당인 범진보의회당이 선관위와 공모해 선거 결과 조작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대선이 1주일 연기되면서 빚어진 폭력사태로 사망자가 50여 명이나 발생한 상황이다.
현지 시민단체들에 따르면 대선 과정에서 발생한 폭력사태로 26일까지 모두 53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번 대선은 지난 16일 치러질 예정이었지만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 자재의 수송 지연을 이유로 투표일을 1주일 연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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