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D-1] 김정은 전용열차, 中기관차가 끌고 베트남 입성

입력 2019-02-26 17:02
수정 2019-02-26 17:57
[북미회담 D-1] 김정은 전용열차, 中기관차가 끌고 베트남 입성



(하노이·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단 정성조 기자 =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용열차는 중국철도총공사가 운행하는 디젤-전기 기관차 'DF4D 3058'이 베트남으로 이끌었다.

DF4은 '둥펑(東風)4'의 약어로 중국 국유기업인 중국중차(中國中車·CRRC)가 생산하는 기관차다.

뒤에 붙은 'D'는 가장 최신형이라는 뜻이다. DF4A는 1969년, DF4B는 1984년, DF4C는 1985년부터 제작한 모델이고 DF4D는 1999년부터 지금까지 생산하고 있는 모델이다.

DF4D 3천번대 모델은 중국에서 여객열차를 끄는 준고속 기관차로, 이 모델은 중국 전역에서 사용하고 있다.

이 기관차는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열차가 평양역을 출발할 때, 중국을 종단할 때와 다른 기관차다.

김정은, 전용열차로 베트남 동당역 도착…환영인파에 웃으며 손인사 / 연합뉴스 (Yonhapnews)

열차가 중국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역에 정차했을 때는 기관차가 푸른색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곳 또는 이후 또 정차한 핑샹(憑祥)역에서 기관차를 교체했을 가능성이 있다.

통상 열차가 국경을 넘을 때 출발하는 국가, 도착하는 국가 중 어느 나라의 기관차를 쓸지는 양국이 맺은 협정에 따른다.

이번에도 베트남 기관차가 김 위원장의 열차를 견인할 수 있었지만, 중국 기관차의 성능이 더 좋아 중국산을 이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이론적으로 김 위원장은 전용열차를 타고 하노이까지 이동할 수 있었으나, 베트남 철로가 낙후돼 승용차로 갈아탄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 중국 철도는 한 레일과 마주 보는 레일 간격이 1천435㎜인 표준궤를 사용하고,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는 그 간격이 1천㎜로 표준궤보다 좁은 협궤를 사용한다.

베트남에는 표준궤와 협궤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복합궤가 깔려있지만, 철로를 이용한 양국 간 물자 이동이 잦지 않아 시설이 노후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과 베트남 사이에 무거운 화물열차가 많이 다니지 않다 보니 선로 관리를 최소한으로 했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의 안전문제 등을 고려해 동당역부터는 승용차를 이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DF4D의 최고 출력은 2천940㎾, 최고 속도는 시속 170㎞라고 하지만,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진입할 때는 거북이걸음을 했다.

열차가 모습을 드러냈을 때 베트남 현지시간은 오전 10시로 주변이 밝았지만, 기관차는 헤드라이트 3개를 모두 켜고 있었다.

기관차 뒤로는 녹색 바탕에 노란색 줄이 가로로 그어진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 20량이 뒤따랐다.

김 위원장의 열차가 중국을 종단할 때는 기관차를 포함해 전체 열차가 22량일 때도 있었는데 이때는 중국 측 인사를 태웠던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아버지와 달리 비행기를 타는 데 거부감이 없는 편이지만, 지난해 3월과 올해 1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 이 열차를 이용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베트남을 찾은 것은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방문 이후 55년 만이다.

김일성 주석은 1958년과 1964년 두 차례 베트남을 방문하면서 평양에서 베이징까지 열차를 이용해 이동한 뒤 중국 항공기를 타고 베트남에 도착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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