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칼로레아, 친기업적 개편 안 돼"…佛교사들 '전원 만점' 반발
마크롱, 바칼로레아 시험 축소…교사들, 학생 모두에 시험·평가 만점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프랑스 파리와 서부지역 고등학교 교사들이 정부의 대입자격시험(바칼로레아) 개편에 반발하며 학급 학생 전원에게 시험과 평가에서 최고점을 줬다고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바칼로레아는 고등학생들이 마지막 해에 치르는 시험으로, 나폴레옹 시기인 1808년 만들어진 시험을 기초로 한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바칼로레아가 10대들이 대학과 취업 시장에 적절하게 준비하게 하는 데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프랑스 경제의 현대화를 위한 친기업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교육 시스템의 개편을 제안했다. 대학에 학생 선발권 일부도 부여됐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내년부터 새로운 시험에 맞춰 준비해야 한다.
바칼로레아에서 많은 테스트가 없어지는 한편, 학생들이 특정 대학의 학위를 더 빨리 받을 수 있도록 새로운 학문에 맞춰 시험이 조정될 예정이다.
프랑스의 이전 우파 정부도 이와 비슷한 시도를 했지만, 번번이 거리 시위에 막혀 중단됐다.
이번에도 학생들은 시험과 대학 입학 제도의 변경에 반발하며 반정부 시위인 '노란 조끼' 운동이 한창이던 지난해 11월과 12월 고등학교를 봉쇄해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학생들의 학교 봉쇄에도 제도 개편을 밀어붙였다.
이에 대해 일부 교사들은 정부의 개편이 교육 시스템의 불평등을 심화할 것이라는 주장도 펴고 있다.
이미 사회적 배경이 학생들의 성공 기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파리의 소피 제르맹 고등학교의 한 교사는 '프랑스 앙테르' 라디오에서 학교장과 교육 협의체들은 학생들의 성적 서열화에 의존했다며 "이번 항의 조치로 우리는 행정 시스템을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학교의 한 학생도 "프랑스 교육 시스템은 점수에 정말 신경을 쓰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우리가 모두 20점 만점에 20점을 받으면, 뭔가 조치가 취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낭트의 한 교사는 지역지 '웨스트 프랑스'에 "우리는 학생들에게 실제 점수를 알려주기는 하지만, 학교의 내부 시스템에는 모든 학생이 20점 만점에 20점을 받았다고 기록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는 개편에 반대하는 교사는 소수라고 반박했다. 최대 규모의 고등학교 교장 협회는 새로운 시스템을 승인한 상태다.
엘리제궁은 마크롱 대통령의 교육 시스템 변화를 그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라고 소개하고 있다. 여기에는 빈곤 지역에서의 특정 초등학교 학급 규모를 절반으로 줄인 것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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