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D-1] 김정은, 미소 띤 얼굴로 베트남에 첫선…환영인파에 손 인사도
66시간 넘는 여정 탓인 듯 다소 지친 기색도 엿보여
(하노이=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역사적인 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 동당역에 도착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장시간 열차여행에 피곤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으며 국빈급 방문에 맞는 격을 갖추려고 노력했다.
전용열차에서 내린 순간부터 내려 벤츠를 타고 역을 빠져나가기까지는 지난해 싱가포르에서의 첫 북미정상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12명의 '방탄 경호단'이 밀착해 철통 경호를 펼쳤다.
김 위원장은 26일 오전 8시 14분(현지시간) 전용열차를 타고 하노이 동당역에 내렸다. 열차를 끄는 기관차는 노란색과 붉은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운전석 창문 아래쪽으로는 터널과 열차를 형상화한듯한 둥근 무늬가 그려져 있었고 'DF4D 3058'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김 위원장이 탑승한 객차는 평양에서 출발한 전용열차 그대로였으며, 짙은 녹색에 창문 아래로는 노란색 가는 줄이 가로로 칠해져 있었다.
현지 날씨가 다소 흐린 가운데 열차는 양쪽 헤드라이트와 지붕 쪽 전등을 모두 켜고 느린 속도로 역으로 진입했다.
열차가 동당역에 멈춰섰지만, 플랫폼에 마련된 환영통로와 내리는 문의 위치가 맞지 않아 약간 후진해 위치를 맞추느라 김 위원장의 하차가 약 5분여가 지체되기도 했다.
열차는 55번이라고 쓰인 객차의 문을 환영통로와 정확히 맞춘 후 멈췄다. 동시에 환영통로 양옆에 대기하던 베트남 측 관계자들은 열차 문 높이에 맞춰 가슴께까지 오는 환영통로에 깔린 카펫을 손으로 두드려 모양을 잡는 등 마지막까지 의전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8시 20분 드디어 객차 문이 열렸다.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김 위원장의 비서실장 역할을 하는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었고 뛰어나오듯 급한 걸음으로 문밖으로 나왔다.
객실 문이 열리자 순간 대기하고 있던 베트남 의장대가 트럼펫을 불었지만 곧 멈췄다. 김 제1부부장이 미리 자리를 살피러 나온 것을 김 위원장이 내린 것으로 착각했다가 곧바로 상황을 이해한 것으로 보인다.
닫혔던 객차 문이 다시 열린 것은 8시 22분.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문을 열자 김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새로 줄무늬가 있는 검은색 인민복을 입고 포마드를 발라 힘있게 넘긴 '패기머리'를 한 모습이었다.
안경을 쓰지 않은 김 위원장은 65시간이 넘는 긴 여정에 지친 듯 다소 피곤한 기색이었다.
다만, 북한 지도자로 55년 만에 베트남을 공식 방문하는 자리라는 점과 북미회담을 하루 앞두고 수많은 취재진을 비롯해 전 세계의 눈이 쏠린 점 등을 의식한 듯 시종일관 미소를 유지하는 모습이었다.
김 위원장을 영접 나온 베트남 권력서열 13위인 보 반 트엉 공산당 선전담당 정치국원과 약 12초간 악수를 했다. 이후 꽃다발을 받아 관계자에게 넘기고 배석한 양측 통역을 통해 보 반 트엉 정치국원과 약 45초에 걸쳐 얘기를 주고받았다.
곧이어 나열한 베트남 관계자들과 차례차례 악수를 한 김 위원장은 취재진과 환영인파 등에 둘러싸여 플랫폼 밖으로 나왔다.
김 위원장이 플랫폼을 벗어나는 순간부터 김 위원장을 에워싼 경호원들은 역 안으로 빼곡하게 몰려든 취재원과 환영인파를 헤치고 길을 트며 김 위원장을 대기 하고 있던 검은색 벤츠 차량까지 안내했다.
김 위원장이 북한에서도 이용하는 이 전용 방탄차량은 뒷문에 황금색 국장이 붙어 있었으며 차량 앞쪽에는 인민기가 달려 있었고, 김 위원장의 도착에 앞서 역 앞에 대기하고 있었다.
김 위원장이 탑승하자 12명의 경호원이 차량을 둘러쌌다.
곧바로 이동할 듯 보였던 벤츠가 멈춰 서면서 김 위원장은 창문을 반쯤 내려 얼굴을 드러내고 역 주변 거리까지 몰려나온 베트남 시민 등 수천 명의 환영인파를 향해 미소를 띠고 손을 흔들었다.
벤츠 차량은 약 2분간 정차한 후 다시 출발했고 앞뒤로 경호와 의전을 위한 차량 속에 섞여 베트남 시내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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