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타자 바깥쪽 공략'…류현진 슬라이더, 오승환 체인지업 연마
좌완 류현진, 좌타자 바깥쪽으로 휘는 슬라이더 준비 중
우완 오승환은 좌타자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 다듬기
(브레이든턴[미국 플로리다주]=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과 오승환(37·콜로라도 로키스)은 유형도 보직도 다르지만,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둘은 '좌타자 공략법'이라는 같은 숙제를 풀고 있다.
던지는 손이 다르니, 해결책도 다르다.
좌완 선발 류현진은 슬라이더, 우완 불펜 오승환은 체인지업을 연마하며 좌타자 바깥쪽 공략을 준비한다.
체인지업을 갖춘 좌완 선발 류현진은 우타자 바깥쪽을 쉽게 공략한다. 슬라이더와 '형제 관계'인 컷 패스트볼을 연마한 덕에 우타자 바깥쪽도 찌를 수 있다.
하지만 류현진의 지난해 좌타자 피안타율(0.250)은 우타자(0.213)를 상대할 때보다 높았다.
류현진은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치르는 스프링캠프에서 컷 패스트볼보다 더 크게 휘는 슬라이더 연마에 돌입했다. 그는 슬라이더를 주 무기로 삼는 윤석민(KIA 타이거즈)에게 슬라이더를 새롭게 배웠다.
사실 류현진은 미국 무대를 처음 밟은 2013년 클레이턴 커쇼(다저스)에게 고속 슬라이더를 배워 요긴하게 썼다. 미국 야구분석 사이트 브룩스 베이스볼이 집계한 2013년 그의 슬라이더 구사율은 13.77%였다. 2014년에는 그 비중이 15.59%로 올랐다.
그러나 컷 패스트볼을 본격적으로 던지기 시작한 2017년에는 슬라이더 구사율이 4.11%로 떨어졌고, 2018년에는 0.72%로 슬라이더를 거의 던지지 않았다.
류현진은 2019년 다시 슬라이더에 손을 댔다. 불펜피칭과 라이브 피칭에서 슬라이더를 던진 뒤, 포수 오스틴 반스에게 의견을 묻기도 했다.
류현진의 새로운 슬라이더는 아직 완성형이 아니다. 반스도 류현진에게 "나는 네 슬라이더보다 컷 패스트볼이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슬라이더 연마'를 이어갈 계획이다.
오승환도 애리조나에서 체인지업 연마에 힘쓰고 있다.
오승환은 지난해 우타자를 피안타율 0.166으로 압도했다. 특유의 돌직구와 일본 무대에서 뛸 때부터 제2 구종으로 사용한 슬라이더, 최근 위력이 늘어난 커브 덕이었다. 우완이 던지는 슬라이더는 우타자 바깥쪽으로 꺾인다.
하지만 좌타자 피안타율은 0.291로 높았다.
오승환은 체인지업과 궤적이 비슷한 스플리터를 던진다.
2018년 브룩스 베이스볼이 분석한 오승환의 구종 분포율은 직구 51.27%, 슬라이더 30.91%, 체인지업 7.93%, 커브 8.18%, 싱커 1.64%였다. 브룩스 베이스볼은 오승환이 스플리터 그립으로 던진 공 대부분을 체인지업으로 구분했다.
2019년 오승환은 '스플리터와는 다른 체인지업'을 던지고자 한다. 오승환은 "내가 던졌던 스플리터와는 다른 궤적"이라고
류현진과 오승환은 '최소한의 효과'도 기대한다.
둘 다 "투수의 구종은 많을수록 좋다. 타자들이 대비해야 할 공이 늘어나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KBO리그를 평정하고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류현진과 오승환의 신무기 장착은 국내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2019시즌에 주목할만한 테마가 될 수 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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