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보 부분해체 방침 후 첫 회의 무산…민간위원 전원 참석거부
민간위원들 "오늘 회의 절차상 문제 있어…환경부 보 처리방안 발표 무효"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의 공주보 부분 해체 방침 발표 후 처음 열린 '금강 공주보 처리를 위한 민·관협의체 회의'가 농민단체를 비롯한 민간위원 전원의 참석 거부로 무산됐다.
환경부 산하 금강유역환경청과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는 26일 충남 공주시 공주보 사업소에서 공주보 처리 민관협의체 3차 회의를 개최했다.
조사평가위는 이날 회의에서 민간위원들에게 공주보 처리방안을 설명할 예정이었다.
회의장에는 전체 위원 24명 중 민간위원 전원(12명)을 비롯해 23명이 찾았다. 민간위원은 마을 주민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회의 시작에 앞서 민간위원인 윤응진 공주시 우성면 평목리 이장이 긴급발언을 요청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됐다.
윤 이장은 "4대강 조사평가위가 이미 보 처리방안을 발표한 뒤 협의체 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절차상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민간위원들은 오늘 개최하는 3차 민관협의체 회의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기습 발표했다.
또 "4대강 조사평가위가 재난시설인 보를 경제성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더구나 보 운영비 40년 치를 묶어서 수천억원이 필요하다고 발표한 것은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하려는 것으로, 이번 보 처리방안 발표는 무효"라고 목청을 높였다.
윤 이장의 회의 참석 거부 발표 후 민간위원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공주보 해체 철회' 등의 구호를 외친 뒤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최창석 공주보 철거 반대 추진위원회 공동대표도 "현 정권이 '이명박 정권에서 4대강 보 건설이 졸속으로 이뤄졌다'고 비판하지만, 이번 환경부의 4대강 보 해체 결정 역시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영태 4대강 조사평가단 평가총괄팀장은 "4대강 보로 악화한 수질과 생태계를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에까지 이르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있었다"며 "환경 모니터를 오래 하면 좋기는 하지만, 지켜보며 모니터링만 하는 건 무책임하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간위원들이 모두 떠난 회의장에 남아있던 김승희 금강유역환경청장은 "민간위원들이 3차 민간협의체 참석이 어려울 것 같아 회의를 연기한다"며 "오는 7월까지 최대한 주민 의견을 듣고 그 과정에서 나오는 문제를 정부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계속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회의에 앞서 공주시민 500여명은 공주보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부의 공주보 해체방침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4대강 조사평가단의 구성이 편향적이고, 공주보 주변 주민의 의견수렴 과정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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