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클러스터 품은 용인시, '제2NFC' 유치에 눈독
'축구의 메카'되자… 전국 24개 지자체 치열한 유치경쟁
(용인=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10년간 120조원이 투자되는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 유치에 성공한 경기 용인시가 이번에는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유치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용인시는 지난 22일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유치 추진단'을 발족한 뒤 105만 용인시민을 대상으로 유치 서명부를 받고 있다.
추진단은 용인시 체육인, 시민단체, 시의원, 언론인 등 24명으로 구성돼 용인유치를 위한 다양한 홍보 활동을 전개해 왔다.
용인축구협회가 주축이 돼 시민운동 성격으로 유치 활동이 진행되고 있지만, 용인시도 백군기 시장이 "축구종합센터가 용인시에 유치되면 지역의 축구문화 발전과 스포츠 관광명소로서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다. 용인시민이 힘을 보태달라"라고 말할 정도로 축구종합센터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는 축구협회가 1천500억원을 들여 2023년 6월까지 완공할 계획으로,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를 대체해 '제2의 NFC'가 된다.
새 축구종합센터는 33만㎡ 규모에 관중 1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소형 스타디움과 천연·인조잔디 구장(12면), 풋살구장(4면), 다목적체육관, 축구과학센터, 체력단련실 수영장 등 시설이 들어선다.
아울러 선수 300명이 사용할 수 있는 숙소, 식당, 휴게실과 직원 200여명이 상근할 수 있는 사무동도 갖춘다.
축구종합센터 유치에 성공하는 도시는 '축구의 메카'로의 위상과 함께 국가대표 축구팀의 방문으로 인한 도시 홍보·마케팅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전국 지자체가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재 이천시·안성시·김포시·하남시·여주시· 용인시 등 경기 6곳, 경주시·문경시·예천군·영천시· 영주시· 상주시 등 경북 6곳, 합천군·양산시·남해군 등 경남 3곳, 군산시·남원시· 장수군 등 전북 3곳, 천안시·아산시 등 충남 2곳, 충북 괴산군, 전남 순천시에서 유치 신청서를 축구협회에 제출한 상태다.
또 광역단체 중에서는 울산시와 세종특별자치시가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대한축구협회는 24개 지자체가 신청한 축구종합센터 유치 관련 서류를 토대로 ▲ 유치를 위한 제안 내용 ▲ 재정자립도 ▲ 교통 및 의료 인프라 ▲ 기온 및 강수량 등 기후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12개 내외 지자체를 1차 후보지로 결정한다.
이어 3월 후보지 프레젠테이션과 현지 실사를 거쳐 4월 중에 우선 협상 대상자를 결정할 방침이다.
용인시는 교통의 편리함을 가장 큰 경쟁력으로 꼽고 있다.
서울과 가까운 데다 고속도로 3개 노선, 국도 4개 노선이 용인을 지나고, 2022년 제2경부고속도로와 제2외곽순환고속도로가 개통하며, 2023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가 개통해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용인시가 대한축구협회에 제출한 사업부지는 처인구 양지면 일대 34만㎡로, 현재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서울에서 이곳까지 40분 내외면 이동할 수 있다.
또 사업부지의 80%가 시유지여서 대한축구협회의 용지매입비 부담을 덜 수 있는 것도 유치선정에 유리한 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2004년부터 용인축구센터를 시가 건립해 용인관내 중·고등학교 축구 인재 양성에 노력해온 점도 어필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지자체도 국가균형발전, 사통팔달의 교통망, 부대훈련시설 별도 제공, 다양한 축구대회 개최 경험 등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어 어느 도시가 유치 경쟁에서 살아남을지는 미지수다.
용인시는 최근 비수도권 지자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 유치에 성공한 것이 축구종합센터 유치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용인시 관계자는 "우리는 입지여건이 다른 곳보다는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반도체 클러스터에 축구종합센터까지 용인에 주면 안 된다는 유치 경쟁 도시의 주장이 나올 수 있어 걱정이 크다"라고 말했다.
hedgeho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