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노루 포획허용 정책 무리했나…개체수 급감

입력 2019-02-26 11:34
제주노루 포획허용 정책 무리했나…개체수 급감

9년 만에 70% ↓, 적정 개체수 보다 61% 적어

환경 단체 "이제는 보호정책 전환해야"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제주 들판을 뛰놀던 노루 개체 수가 급감해 어느 순간부터 보기 힘들어졌다.

제주도가 2013년 7월부터 6년간 노루를 유해 동물로 지정, 포획했던 정책이 과도하게 추진돼 노루 개체 수의 급격한 감소를 불러왔다는 지적이다.



26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의 제주노루 행동·생태·관리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 전역 서식 노루는 지난해 3천800여 마리로 조사됐다.

제주노루는 2014년 1만2천여 마리에서 2015년 8천여 마리, 2016년 6천200여 마리, 2017년 5천700여 마리로 해마다 개체 수가 줄어 왔다.

지난해 제주노루 수는 처음 노루 개체 수를 조사한 2009년 1만2천800여마리에 견줘 9년 만에 70.3%(9천 마리 감소)나 줄었다.

지난해 노루 개체 수는 도 세계유산본부가 적정 개체 수로 2016년 추산한 6천110마리와 비교해서도 60.8% 적다.

도는 한시적 유해 동물로 지정한 2013년 7월 1일부터 현재까지 6천900마리의 노루를 포획했다.

도 세계유산본부는 노루의 천적으로 인한 노루 개체 수의 자연감소분을 포함해 노루가 유해동물로 지정되자 인위적인 포획이 늘면서 9년 만에 노루 개체 수가 뚝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도는 2013년까지 노루 개체 수 증가로 인해 산간 농경지 농작물 피해가 발생하고 차량에 동물이 치여 죽은 로드킬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까지 발생하자 한시적 유해 동물로 지정해 노루 포획에 나섰다.



그러나 이러한 유해 동물 지정 정책이 적정 개체 수를 유지하는 관리 측면보다는 포획에만 초점을 맞춰 이뤄져 개체 수의 지나친 급감으로 인해 오히려 종 보존을 위한 정책이 필요할 시점까지 오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도가 노루를 유해 동물로 지정하자 보신용으로 노루를 먹으려고 신고 없이 몰래 노루를 포획하는 일까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은 노루가 사살됐다"며 "이제는 노루 보호 정책으로 전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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