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째 런던필 이끄는 유로프스키 "악보는 내 음악의 전부"
'지휘 신인'서 '차세대 거장'으로…내달 11년만에 내한공연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제 목표는 작곡가가 의도한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시도하고, 연주로 구현해내는 것입니다. 악보는 제 음악의 모든 것이죠."
런던 필하모닉을 13년째 이끄는 러시아 출신 지휘자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47)는 25일 서면 인터뷰에서 "악보는 모든 아이디어의 법칙과 기초이자 모든 영감의 원천"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로프스키는 독특하면서도 뛰어난 음악 해석으로 동년배 지휘자 중 독보적인 자리에 올랐다.
눈에 띄던 '지휘 신인'이던 그는 이제 '차세대 거장'으로 성장했다. 최근의 활동을 두고 전성기를 맞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는 오는 3월 7일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런던 필하모닉을 이끌고 내한 공연을 펼친다. 런던 필하모닉과 유로프스키 조합이 한국을 찾기는 11년 만이다.
창립 87주년을 맞는 런던 필하모닉은 유로프스키 진두지휘 아래 전통적인 이미지에서 젊고 도전적인 이미지로 탈바꿈했다.
"악보를 탐구하고 이해를 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작곡가의 의지와 메시지를 증명해내는 것입니다. 그 결과물을 도전적이고 신선하게 느끼셨다면 그간 작곡가의 의도를 찾기 위한 제 노력과 진정성이 어느 정도 인정을 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네요."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난 유로프스키는 러시아를 기반으로 영국과 독일 등 다양한 문화권에서 음악을 습득했다.
모스크바음악원에서 수학한 그는 독일에서 지휘를 배웠고 계몽시대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 러시아 스베틀라노프 심포니 음악감독, 베를린 방송교향악단 음악감독 등을 지냈다. 2021년부터는 바이에른 슈타츠오퍼 음악감독으로도 부임한다.
그는 "다양한 문화에서 다양한 음악을 보고 듣고 지휘해왔다"며 "이러한 부분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만났을 때 거침없이 도전할 수 있는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유로프스키는 다른 오케스트라와 차별화하는 런던필하모닉 장점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유연성과 반응성, 명료한 표현력, 음색을 만들어내는 데 필요한 완벽한 귀"를 꼽았다.
그는 이번 내한 공연에서 슈트라우스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과 브람스 '교향곡 2번',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다.
특유의 다이내믹과 몰아치는 지휘 스타일을 감상할 기회가 될 전망이다.
세계적인 바이올린 스타 율리아 피셔가 협연자로 나서 화려함을 더한다.
그는 한국 관객에게 "11년만의 방문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인사말을 남겼다.
"한국 오케스트라와 연주자들에 대한 국제적 이미지와 평가가 놀랍도록 좋아졌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 관객들 역시 어서 만나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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