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유무선중계권 입찰평가, 공정성 문제는 없었나
'통신·포털 컨소시엄 식구' kt·LG·SK, 평가위원서 제외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통신 3개 구단에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 프로야구 유무선(뉴미디어) 중계권 사업자를 선정하는 평가가 25일 낮 12시부터 서울 KBO사옥 회의실에서 열렸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로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방식으로 프로야구 경기를 즐기는 시대가 열리면서 이번 KBO리그 유무선 중계권을 누가 가져가는지는 관련 업계 초미의 관심사였다.
이번 입찰은 2개 업체가 참여했다. 네이버·카카오·KT·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가 참여한 '통신·포털 컨소시엄'과 지상파 방송 3사와 이들의 자회사인 스포츠전문 케이블 TV 등으로 구성된 '방송사 컨소시엄'이다.
이 가운데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는 각각 kt wiz, LG 트윈스, SK 와이번스 등 KBO리그 구단과 계열 관계에 있어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공정하게 이뤄져야 할 입찰 평가에서 자칫 통신 3개 구단이 통신·포털 컨소시엄에 '제 식구 감싸기'식으로 높은 점수를 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통신 3개 구단이 객관적으로 평가해도 이런 오해가 나올 소지가 있었다.
입찰을 앞두고 '심판이 선수로 뛴다'는 말까지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런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kt, LG, SK 구단은 입찰 평가에 평가위원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입찰 평가는 KBO 마케팅 자회사인 KBOP 이사진이 양 컨소시엄의 프레젠테이션을 듣고, 기술(40%)과 가격(60%)을 평가해 점수를 내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프레젠테이션은 10개 구단 출신 KBOP 이사들이 모두 참여한 자리에서 열렸다.
그러나 KBOP 이사진 중 통신 3개사 구단을 제외한 7개 구단의 KBOP 이사들만 평가 점수를 냈다. KBOP 소속 이사 2명도 평가위원에서 제외됐다.
KBO 관계자는 "공정한 행정을 진행해야 하는 사무국이 직접 입찰 절차에 개입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통산 3개 구단이 평가위원에서 빠지는 데도 잡음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의외로 공감대가 쉽게 형성됐다. 통신사 관련 구단들은 공정성을 최대한 확보하려면 자신들이 빠지는 게 좋겠다며 스스로 평가위원에서 빠졌다"며 "통신사 구단들은 입찰 평가에 배석은 했지만, 의견이나 질문 등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통신·포털 컨소시엄은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 유무선 중계권 금액인 5년간 총 1천100억원(연평균 220억원)을 써내고 총점 96점을 받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는 기존 2014∼2018년 계약 금액인 465억원(연평균 93억원)보다 연평균 127억원이 큰 규모다.
KBO는 기존 수의계약 관행을 탈피해 공개경쟁 입찰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공정성뿐 아니라 산업화 측면에서도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입찰 경쟁이 붙으면서 계약 금액 규모가 커졌고, 이는 KBO리그 저변 확대와 산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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