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볼러와의 메이저 타이틀 대결, 올해도 도전할래요"
여자프로볼러 최다승·최초 메이저 타이틀 보유한 윤희여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지난해 국내 프로볼링에서 가장 크게 이름을 날린 선수 중 한 명은 여성 볼러인 윤희여(34·팀 스톰)다.
무려 4승을 쓸어 담아 단일 시즌 최다승 기록을 세웠을 뿐 아니라 케겔컵에서는 여자 선수 최초로 메이저대회 공식 타이틀의 주인공으로 이름을 올렸다. 기세를 이어 브런스윅·엔보이컵까지 메이저 2승을 거뒀다.
프로볼링 메이저대회에선 일반 대회와 달리 남녀부 구분 없이 경쟁이 펼쳐진다.
여자 선수가 본선 경기당 8점의 핸디캡을 받지만, 상위 6명이 진출해 우승자를 가리는 TV 파이널에서는 핸디캡 없이 동등한 조건에서 승부가 펼쳐진다.
20년 넘는 프로볼링 역사에서 윤희여 이전까지 2016년 바이네르컵의 정호정(초청 선수라 공식 타이틀로는 인정되지 않음) 외에 메이저대회 여자 우승자가 없었다는 점은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방증한다.
그 벽을 깨고 최고의 여자 프로볼러로 우뚝 선 윤희여는 새로운 시즌에도 '다승'과 더불어 남자 선수들과의 메이저 타이틀 경쟁을 꿈꾼다.
24일 바이네르컵 한국오픈 SBS 볼링대회로 2019시즌을 시작한 윤희여는 최근 연합뉴스와 전화로 만나 "시즌 2승 정도 거두고, 스톰컵이나 삼호컵 등 큰 대회의 TV 파이널에 진출하는 게 목표"라고 각오를 밝혔다.
통산 7승으로 여자 프로볼러 역대 최다승 타이기록을 보유한 그는 남자 볼러들과의 대결에서 경쟁력을 갖춘 요인으로 경험을 꼽았다.
그는 "남녀의 차이보다는 20년 넘게 볼링을 쳐 왔으니 구력이 받쳐주고, 국제대회를 비롯한 모든 경험이 발휘된 것 같다"면서 "변하는 레인을 빨리 알아채는 게 중요한데, 제가 잘 대처한 것 아닌가 싶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아마추어도 프로를 이길 수 있는 종목이 볼링"이라며 "남자 볼러가 파워나 회전량에서 유리한 면이 분명히 있지만, TV 파이널에 올라가면 누구나 긴장하고 욕심이 생기니 누가 더 빨리 극복하느냐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희여는 "남녀 대결이 재미있다. 올해도 큰 대회에서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면서 "다승을 하는 것이 우선 목표"라고 강조했다.
올해는 그에게 여러 도전이 기다리는 한 해다. 우선 4월 일본에서 열리는 저팬 인비테이셔널을 포함해 미국프로볼링(PBA) 대회에 나설 계획이다.
윤희여는 "긴장이 많이 되겠지만, 재미있을 것 같다"면서 "당장 우승은 말도 안 되겠지만, PBA 선수들이 보고 '저 선수 가능성 있겠다'는 느낌을 받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여기에 최근에 인천에 자신의 볼링장까지 열어 운영하면서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내게 됐다.
그는 "산전수전 다 겪으면서 볼링에 대한 애정이 더 깊어졌다. 바빠지겠지만, 이런 기회들이 주어지는 게 행복한 것 아니겠냐"면서 "오픈 준비로 연습을 많이 못 했지만, 시즌 목표가 있으니 열심히 해 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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