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美 철군계획 수정, 이해 안 돼…불확실성·혼란 심해"
크렘린궁·외무부 대변인 취재진에 밝혀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러시아는 미국이 시리아 주둔 병력을 전부 철수하지 않고 일부 잔류하겠다고 결정하자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러시아 대통령실인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22일(모스크바 현지시간) 미국의 시리아 주둔 병력 잔류 계획과 관련, "이게 다 무슨 일인지 지금으로선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답변했다고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이 전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어떤 때는 (미국 정부의) 각 기관으로부터 서로 다른 얘기를 듣는다"면서 "따라서 우리는 이 문제에 관한 미국의 입장 변화를 큰 관심을 갖고 주의 깊게 지켜보고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외무부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의 목소리가 혼란스럽다고 불평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이런 발표를 믿을 수가 없는 것이, 누가 말을 하든지 다음날 다른 실력자들이 그 말을 뒤엎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지금까지 미국 정부가 시리아에서 계획한 활동의 시간표, 정량 지표, 작전의 목표와 임무에 관해 뚜렷하게 정립된 개념을 제시한 적이 없다고 지적하면서. 미국 행정부 내에 시리아 전략을 놓고 '확실성'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시리아 내 미군 철수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정권이 쿠르드 지역의 통제권을 되찾기에 유리한 상황이 전개되리라 기대하면서, 양측에 대화를 독려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의 시리아 철군에 관해 "실제로 이행된다면 긍정적 행보가 될 것이며 (중략) 지역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환영했다.
그러나 미국의 이날 발표대로 서방 동맹국으로 구성된 '다국적 감시군'이 시리아 북동부의 '안전지대'를 구축·관리한다면 아사드 정권의 쿠르드 지역 수복은 더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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