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우디, 31조원 경제협약…시진핑 "우린 좋은 친구"
사우디 아람코, 중국 측과 11조원 정유·석유화학 합작법인 설립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주석을 만난 가운데 양국은 280억달러(약 31조5천억원)에 달하는 경제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특히 양국은 100억달러(약 11조3천억원)의 정유화학 단지를 함께 건설하기로 했다.
23일 신화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와 사우디 국유 석유회사 사우디아람코의 경영진을 포함한 사우디 대표단은 지난 21일 중국에 도착해 22일 시 주석 등 중국 지도부를 만났다.
이번 중국 방문에서 사우디는 중국과 280억달러(약 31조5천억원) 어치에 이르는 35개 경제협력 합의를 체결했다고 사우디 관영 뉴스통신사 SPA가 전했다.
시 주석은 무함마드 왕세자에게 "중국은 사우디의 좋은 친구이자 파트너"라고 말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사우디와 중국이 수천년 전부터 아무런 문제 없이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사우디 기자 자말 카슈끄지가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서 살해된 일로 서방으로부터 지탄을 받았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사우디가 중국과 큰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면서 양국의 무역이 지난해 32% 늘었다고 했다.
사우디 정부는 사우디의 학교와 대학에서 중국어 과목을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 측은 이에 앞서 무함마드 왕세자가 파키스탄을 방문했을 때 200억달러의 투자를 약속했으며 인도 정유 산업에도 추가 투자를 할 예정이다.
중국은 중동 지역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무함마드 왕세자 방문 이틀 전인 19일에는 이란의 의회 의장과 외무장관, 석유장관 등 핵심 고위 인사가 중국을 찾았었다.
중국은 사우디의 중동 숙적인 이란과도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사우디와의 관계에서 신중한 입장을 취해왔다.
중국은 이슬람 신자인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들이 밀집한 서부 신장 지역의 수용소 때문에 인권 탄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극단화 방지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시 주석은 중국과 사우디가 극단사상의 침투와 확산을 막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람코는 중국의 방산업체 중국북방공업(Norinco), 신청그룹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중국 동북부 랴오닝성 판진에 정유·석유화학 단지를 개발하기로 했다. 이 프로젝트는 100억달러 규모다.
양측이 설립하는 합작법인 화진아람코석유화학은 하루 30만배럴의 정유와 연간 150만t의 에틸렌 크래커 등을 생산할 능력을 갖춘다.
아람코는 2024년에 운영을 시작할 이 공장에서 필요한 원유의 70%를 공급하기로 했다.
사우디는 이번 투자로 러시아를 제치고 중국에 대한 최대 원유 수출국의 자리를 다시 찾으려 한다.
아람코는 저장석유화학의 지분 9%도 매입하기로 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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