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 김 "北, 트럼프 행정부 내에 합의봐야 한다는 것 알아"

입력 2019-02-23 10:12
수정 2019-02-23 12:01
앤드루 김 "北, 트럼프 행정부 내에 합의봐야 한다는 것 알아"

올브라이트 방북 거론하며 "정권 안 바뀌었으면 수교 맺어졌을 수도"

"북한, 워싱턴 돌아가는 사정 밝아 놀랄 정도…셈법 가동"



(워싱턴·팰로앨토 = 연합뉴스) 송수경 옥철 이해아 특파원 = 북한은 과거 미국의 정권교체로 협상이 어그러졌던 교훈을 바탕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내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고 앤드루 김 전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이 22일(현지시간) 전했다.

김 전 센터장은 이날 스탠퍼드대학의 월터 쇼렌스틴 아시아ㆍ태평양연구소 강연에서 "그들(북한)도 한 정권 내에 합의를 봐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며 "왜냐하면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 이후에는 어떻게 굴러가게 될지 그들이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지금 합의를 보길 원하면서 그에 집중하는 이유는 아마도 트럼프 행정부가 그들이 상대하길 원하는 미국 정부라는 평가를 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센터장은 "그들이 우리를 신뢰할 수 있느냐?"라고 물음을 던진 뒤 아마 북한은 다음 정권이 들어섰을 때 이번에 이뤄진 북미 간 합의를 다시 폐기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미국의 정치를 매우 면밀하게 관찰한다"며 "북한 사람들과 대하면서 그들이 어떤 특정한 언급을 할 때 워싱턴에서 굴러가는 정치에 대해 많이 알고 있어 놀랄 때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매우 면밀하게 주시하고 (기사나 글 등을) 읽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북한은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가 그들이 협상을 타결지을 수 있을 만한 행정부인지, 몇 년 더 기다리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게 될 것인지 등에 대해 주판알을 튕겨야 한다"며 "나는 그들의 마음속에서 많은 셈법이 가동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센터장은 "그러나 그들이 배운 교훈이 하나 있다"며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부 장관의 방북을 거론했다.

그는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당시 굉장한 방북을 했다"며 "앨 고어 부통령이 만약 대선에서 이겼다면 아마도 북미는 외교적 관계를 맺게 됐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부시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없던 일이 됐다"며 정권이 바뀌지 않았다면 북미 간 국교가 수립됐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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