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국경폐쇄에도 브라질 "인도적 지원활동에 계속 참여"
부통령 "군사적 충돌 우려…군병력 보내는 일 없을 것"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정부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구호 물품 반입을 막기 위해 국경을 폐쇄했음에도 인도적 지원 활동에 계속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22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의 국경폐쇄 조치와 관계없이 베네수엘라에 식료품과 의약품을 보내는 인도적 지원에 참여하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당국은 북부 호라이마주(州) 보아 비스타 시와 파카라이마 시에 구호 물품을 쌓아놓고 있으며 베네수엘라 야권이 보낼 트럭을 기다리고 있다.
앞서 베네수엘라 임시대통령을 선언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인도주의 원조 물품을 육로와 해상을 통해 반입하겠다고 밝혀 마두로 대통령과 정면 대결을 예고한 상태다.
미국은 구호 물품을 베네수엘라로 반입하는 과정에서 콜롬비아와 브라질에 군병력 동원을 요청했으나 브라질 정부는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며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국방부는 "군을 동원하면 사태가 악화해 브라질-베네수엘라 간의 갈등으로 확산할 수 있다"며 난색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아미우톤 모우랑 브라질 부통령은 BBC와 인터뷰를 통해 브라질과 베네수엘라 간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우려한다는 뜻을 밝혔다.
군 장성 출신인 모우랑 부통령은 "브라질은 인도적 지원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지만, 베네수엘라 영토 안으로 군병력을 보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브라질 군이 공격받는 일이 일어나면 베네수엘라와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마두로 대통령이 그 정도로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브라질 정부는 마두로 대통령의 국경폐쇄 조치로 호라이마 주가 경제적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호라이마 주는 브라질의 27개 주(브라질리아 연방특구 포함) 가운데 유일하게 국가전력망시스템(SIN)에서 제외돼 있으며, 베네수엘라 볼리바르 주에 있는 수력발전소에서 보내는 전력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또 호라이마 주는 베네수엘라로부터 비료를 대량 수입하고 농산물을 수출하는 등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로 엮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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