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통령댓글조작책임 ○" 오세훈 "탄핵불복도로친박 X"
김진태 "지지율 떨어지니 희생양 찾고 내부총질"…'5·18 모독' 징계 겨냥
吳, '박근혜·탄핵·5·18' 거론 중 장내 욕설·고성 또 뒤덮여
(서울·성남=연합뉴스) 이슬기 이동환 기자 = 자유한국당 차기 당권에 도전한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은 22일 '민심의 리트머스'로 통하는 수도권에서 당심 쟁탈을 위한 막바지 총력전을 펼쳤다.
황교안·오세훈·김진태(기호순) 후보는 오후 경기 성남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경기·인천과 강원권 합동연설회에서 문재인정권을 견제하고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선거전이 종반으로 접어들 때까지 상대적 우위를 놓지 않고 있는 황교안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을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의 최종 책임자로 지목하면서 바짝 날을 세웠다.
선거운동 기간 내내 '박근혜 극복론'과 중도 외연 확장을 강조해온 오 후보는 황 후보를 겨냥한 '탄핵총리, 총선 필패' 프레임을 내세우면서도 "오세훈을 내치지 말아달라"며 감성을 자극했다.
황 후보는 큰절로 연설을 시작하면서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경수 경남지사는 드루킹과 함께 댓글을 조작해서 감옥에 갔다. 최종 책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아닌가"라며 "특검을 해서라도 반드시 뿌리를 파헤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후보는 또 "손혜원은 뭘 믿고 저렇게 당당한가. 민간인 사찰과 블랙리스트, 사법부 협박, 언론장악, '문재인판 신(新)적폐'를 그냥 놓아둘 수 없다"며 "'신적폐저지특별위원회'를 만들어서 이 정권의 국정농단을 끝까지 파헤치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원동지 여러분이 저를 압도적 지지로 당 대표로 만들어달라. 그래야 더 힘있게 문재인 정권에 맞서 싸울 수 있다"고 호소했다.
양복 상의를 벗은 채 등장한 오 후보는 "문재인정권이 엉터리인데 이제는 100년 집권까지 이야기하고 있다"며 "아마도 우리 전당대회 판세를 보고 우리 당을 얕보는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오 후보는 "전대 기간 내내 여러분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말만 골라서 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극복하자고 하고, 탄핵을 인정하자고 하고, '도로친박당'·'탄핵총리'로는 총선 필패라고 했고, 5·18 망언도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대구·경북(TK)에서도,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야유와 삿대질 속에서 표를 의식하지 않고 죽을 각오로 외친 충심을 이해 못 하겠는가"라며 "반성 없이 탄핵을 부정하고 우리를 따르라고 하면 국민은 또다시 분노하고 심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황 후보를 향해선 "탄핵총리임에도 탄핵을 부정하며 오락가락하고 우유부단한 대표로는 내년 총선은 필패"라며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오 후보가 '박근혜', '탄핵' '5·18 망언' 등을 거론하자, 김진태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선 또다시 야유와 욕설, 고성이 쏟아졌다.
장내는 삽시간에 호루라기를 불거나 '내려와'를 외치며 흥분한 김 후보 지지자들과 '오세훈'을 연호하는 오 후보 지지자들의 함성이 뒤엉켜 소란스러웠다.
김 후보의 일부 지지자들은 막대풍선으로 '엑스'(X)자를 만들어 오 후보에 대한 항의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이어 등장한 김 후보는 "5·18 때문에 우리 당 지지율이 떨어진 게 아니다. 오히려 반등했다는 결과도 있다"라며 "문 대통령은 이번 5·18 사건으로 아무런 반사이익을 거두지 못하고 오히려 지지율이 떨어졌다는 게 데이터로 나왔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좌파들은 이렇게 싸우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지지율이 조금 떨어지는 것 같으니 총구를 문재인정권에 대지 않고 우리 내부에 대고 있다"며 "내부총질을 하질 않나, 희생양을 찾지를 않나. 이래서 되겠나"라고 했다.
그는 "제가 당 대표가 되면 첫번째 할 일은 문재인·김정숙 특검 관철"이라며 "댓글 8천840만건을 조작해 치른 대선이 무효가 아니면 무엇이 무효겠는가"라고 덧붙였다.
김 후보의 연설 도중 지지자들은 일제히 일어나 큰소리로 환호하며 '문재인을 탄핵하라'라고 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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