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교 탄압' 비판받은 중국, 중동 국가 챙기기

입력 2019-02-22 16:01
'이슬람교 탄압' 비판받은 중국, 중동 국가 챙기기

시진핑, 중동 맹주 이란·사우디 고위인사 잇단 면담

'카슈끄지 피살' 연루 의혹 사우디 왕세자도 회동 예정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이 신장(新疆) 위구르(웨이우얼) 자치구 내 위구르족을 비롯한 이슬람교도들에 대한 탄압 문제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중동의 이슬람 국가들을 적극적으로 챙기는 행보를 하고 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1일 베이징(北京)을 방문한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 외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사우디의 엄청난 잠재력을 보고 있다"면서 첨단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왕 부장은 또 "양국 관계의 주요 특징은 상호 존중, 이해, 지지"라고 치켜세운 뒤 경제를 다양화하려는 사우디의 노력을 지지하며 첨단기술 분야의 협력을 기꺼이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기업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찾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함께 방중했다.

이틀간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 빈 살만 왕세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의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Aramco) 회장을 비롯한 기업 대표단을 이끌고 아시아 국가들을 순방 중이다.

세계 최대의 석유 수출기업인 아람코는 빈 살만 왕세자의 방중 기간 중국 최대의 방위산업체인 북방공업(北方工業·NORINCO·노린코)과 합작으로 랴오닝(遼寧)성에 석유 정제·화학 공장을 건설하는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계약이 성사되면 사우디는 러시아를 밀어내고 중국에 석유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가로 올라설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아울러 중국은 사우디의 라이벌인 이란과도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20일 베이징을 방문한 알리 라리자니 이란 의회 의장 일행을 만났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국제 정세에도 불구하고 이란과 긴밀한 관계를 발전시키길 원하는 중국의 의지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이 아랍의 맹주인 이란의 고위급 인사들을 면담하는 것은 공교롭게도 신장위구르 자치구 이슬람교 탄압 문제로 중국이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이뤄졌다.

앞서 이슬람교를 믿는 국민이 다수인 터키 외교부는 지난 9일 실종된 위구르족 음악가 겸 시인 압둘라힘 헤이트가 '재교육 수용소'에 구금됐다가 숨졌다고 주장하면서 중국 정부에 위구르족 탄압 중단과 수용소 폐쇄를 요구한 바 있다.

국제 인권단체들과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 측은 약 100만 명에 달하는 위구르족과 다른 소수민족 이슬람교도들이 재교육 수용소에 수용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중동 국가들과의 우호 협력을 강조하면서 정부를 측면 지원하고 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2일 "중국은 중동에서 권모술수를 부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은 중동에서 지정학적 플레이어 역할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중국은 중동지역에 적이 없으며 그 지역의 모든 국가와 협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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