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모디 총리 '극진 환대'…신남방정책 드라이브 가속
1박2일 환영 일정 '빼곡'…'핵심 파트너' 협력 강화 주력
신산업 분야 기업진출 '교두보' 다지기…국빈오찬서 모디-이재용 만남도
북미회담 직전 '한반도 평화' 지지 확보…역내 평화·공동번영 비전도 공유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인도와 한국이 서로에게 가장 든든한 동반자가 돼 큰 성과를 이루기를 기대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22일 한국을 국빈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극진하게 환대하며 양국 협력강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고스란히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22일 오전 모디 총리와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언론발표 기자회견에서 "양국 국민은 함께 행복하고, 양국은 함께 번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곧바로 이어진 국빈 오찬에서 문 대통령은 모디 총리를 향해 "저의 형제이자 친구"라고 지칭했고, 모디 총리 역시 문 대통령에게 "저의 형제이자 친구"라고 화답하는 등 '끈끈한 우정'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모디 총리, 국빈 오찬서 서로에게 "형제" 지칭 / 연합뉴스 (Yonhapnews)
문 대통령은 전날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에서 열린 '마하트마 간디 흉상 제막식'에 모디 총리와 동행했고, 저녁에는 롯데월드타워에서 서울 야경을 함께 내려다본 뒤 친교 만찬을 가졌다.
한국 대통령이 외국 정상을 초청해 청와대 바깥에서 친교 만찬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모디 총리에 대한 문 대통령의 '정성'이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처럼 문 대통령이 이번 한·인도 정상회담에 각별히 신경을 쏟은 데에는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에서 핵심 파트너로서 인도의 존재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세계적인 보호무역주의 강화 흐름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시장 다변화가 절실하다고 판단, '블루오션'인 아세안(ASEAN) 및 인도와 협력을 강화하는 신남방정책을 중점적으로 추진해왔다.
특히 인도는 세계 2위 규모의 '인구 대국'이며, 연 7%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신남방정책 대상 국가 중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큰 시장으로 꼽힌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여기에 정부가 신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한 혁신성장에 박차를 가하는 시점에서, 인도가 정보기술(IT) 대국으로 급성장 중이라는 점 역시 인도 시장의 가치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앞으로 양국 간 인공지능, 로보틱스, ICT 연구와 상용화, 헬스케어, 전기차 공동 연구개발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강조하며 신산업 분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기업이 인도에 활발하게 진출토록 하기 위한 교두보 마련에도 힘을 쏟았다.
문 대통령은 "양국 정부는 경제 활력을 주도하는 양국 스타트업 간 교류·협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며 "창의적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갖춘 한국 스타트업이 인도에 더 많이 진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빈 오찬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참석, 모디 총리와 만난 것에도 인도 진출 기업들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인도를 국빈방문 했을 때에도 이 부회장과 함께 삼성전자의 새 휴대전화 공장 준공식에 참석, 삼성의 현지시장 개척에 힘을 보탠 바 있다.
아울러 청와대에서는 2차 북미정상회담을 눈앞에 둔 시점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모디 총리의 지지 의사를 재확인한 것 역시 이번 정상회담의 성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모디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의 확신과 인내에 경의를 표한다"며 "앞으로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국제무대에서의 이런 지지 여론은 앞으로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야 하는 문 대통령에게 힘이 될 수 있다.
나아가 청와대는 양국이 역내 평화와 공동 번영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면서 '핵심 파트너'로서의 관계가 한층 깊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내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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