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할 불문' 공조수사로 1천만원대 보이스피싱 막아

입력 2019-02-22 12:59
'관할 불문' 공조수사로 1천만원대 보이스피싱 막아

부산서 서울로 간 사기 피해자 만나…수거책 2명도 검거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지난 19일 오후 4시 6분께 부산경찰청 112로 신고 전화가 왔다.

신고자는 다급한 목소리로 "딸이 본인 통장에서 현금을 인출해 서울로 간 것 같은데, 사기를 당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많은 현금이 인출된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 어머니 A씨는 딸에게 전화를 걸었다.

A씨 딸은 "내 계좌가 범죄에 악용됐다는 대검찰청 검사 전화를 받았다. 돈을 모두 인출해 대검찰청으로 오라고 했다"고 답하고는 연락을 끊었다.

부산경찰청 112 담당자는 신고전화가 걸려온 지역을 관할하는 부산 서부경찰서 충무지구대에 이 사실을 알렸다.

충무지구대 김연수 경위는 A씨 딸에게 수차례 전화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A씨 딸은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속아 서울 김포공항에 도착해 공항 은행 현금지급기에서 이미 500만원을 찾았다.

그는 이어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시키는 대로 공항 현금지급기에서 잔액 770만원을 추가로 인출하려고 했다.

잔액을 인출할 즈음 김 경위는 A씨 딸과 어렵게 전화 연락이 닿았다.

김 경위는 "보이스피싱에 속은 것 같다"며 A씨 딸을 설득했다.

A씨 딸은 처음엔 김 경위 말을 믿지 않았으나 김 경위의 끈질긴 설득 끝에 추가로 현금을 인출하지 않았다.

김 경위는 곧바로 김포공항을 관할하는 서울 강서경찰서와 김포공항 경찰대에 연락해 공조수사를 요청했다.

서울 강서경찰서 경찰관들이 김포공항으로 출동해 A씨 딸을 만났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일당이 말을 바꿔 A씨에게 대검찰청으로 오지 말고 김포공항 인근 지하철역에서 한 사람을 만나 돈을 건네라고 지시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빈 봉투를 만들어 A씨 딸에게 건네며 서울 지하철 5호선 송정역 출구 앞에 서 있도록 했다.

오후 5시께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 B(21) 씨가 다가왔고 경찰은 그 자리에서 B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B씨를 조사해 또 다른 보이스피싱 피해금 수거책도 붙잡았다.

osh998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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