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D-5] "단독·확대회담·오찬"…하노이담판 1박2일중 하루만 열리나(종합)

입력 2019-02-22 11:13
[북미회담 D-5] "단독·확대회담·오찬"…하노이담판 1박2일중 하루만 열리나(종합)

"1차때와 형식 비슷"…27일 베트남 정부인사 면담→28일 핵담판 시나리오 유력

'깜짝 이벤트' 있을까…두 정상 공동발표 '파격' 이뤄질지 주목

'첫날 '스킨십 이벤트'→둘째날 본격 협상' 1+1 가능성도 열려 있어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이 실제로는 28일 당일치기 일정으로 열리는 시나리오가 유력해 보인다.

다만 27일 북미 정상이 함께 하는 이벤트가 있을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부 당국자는 21일(현지시간) 이번 2차 핵 담판의 일정과 관련, "추후에 나올 것"이라면서도 지난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와 포맷(형식) 면에서 유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날 언론과의 전화 브리핑에서 북미 정상회담에서 일대일로 만나는 단독 정상회담과 식사, 양쪽 대표단이 배석하는 확대 정상회담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 외교가 안팎 등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일로 발표한 27∼28일 가운데 첫날인 27일은 응우옌 푸 쫑 국가주석 등 베트남 정부 고위관계자들과의 회담 일정을 소화하고 28일 하루 동안 본격적인 북미 회담 일정에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차 회담 때에도 10일 밤 싱가포르에 도착, 이튿날인 11일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와 만난 뒤 12일 김 위원장과의 회담을 가진 바 있다.

이에 따라 8개월 전 싱가포르 회담 당시를 복귀해볼 때 이번에도 단독회담과 확대 회담, 오찬을 큰 얼개로 북미 간 회담일정은 하루 동안 진행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 당국자가 이날 '확대 회담'보다 '식사'를 먼저 거론한 만큼, 1차 때와 달리 오찬과 확대회담의 순서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단독회담 전에 지난해 역사적인 북미 정상의 첫 만남이라는 점에서 세계의 이목이 쏠린 '12초 악수'에 이어 이번에도 성조기와 인공기를 배경으로 재회 세리모니가 진행될 수 있다.

단독, 확대 회담이 마무리되면 지난해 채택된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항목별 세부 실행 계획과 로드맵 등을 담은 '하노이 선언'에 대한 서명 이벤트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1차 때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긴 카펠라 호텔 건물 앞 오솔길 산책에 이어 두 정상이 70년 적대관계 청산과 신뢰 구축, 새로운 미래 모색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극적 효과를 최대화할 파격적인 '깜짝 이벤트'가 펼쳐질지 주목된다.

지난해 1차 때에는 정상회담 후 트럼프 대통령 혼자 기자회견을 했지만, 이번에는 판문점과 평양에서 열렸던 1, 3차 남북정상회담 때처럼 북미 정상이 공동성명을 함께 읽어내리는 장면이 현실화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번 회담 일정이 1박2일이 아닌 하루짜리로 최종 확정될 경우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스티븐 비건-김혁철 라인'의 사전 실무협상 일정이 워낙 촉박한데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이번이 마지막 만남이 아닐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도 장기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워싱턴 외교가 안팎에서는 회담 일정이 '1박2일'에서 하루로 단축된 게 아니라 처음부터 하루였다는 얘기도 있다. 외교가의 한 인사는 "북한이 회담 날짜를 명확하게 안 정해줘서 처음에 미국측이 대통령이 27∼28일로 발표했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전했다.

엄밀한 의미에서의 회담은 28일 하루에 이뤄지지만 북미 정상이 함께 하는 일정이 27일 잡힐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랑에 빠졌다'고 말할 정도로 '남다른 케미'를 과시해온 두 정상이 27일 만찬이나 가벼운 만남 등 첫날에 친교 중심의 스킨십을 나눈 뒤 이튿날 '본론'인 핵 담판을 진행하는 식으로 1박 2일간 일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전날에도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거론하면서 "이틀간 열릴 것"이라고 언급했다. 외교가의 한 인사는 "27일 두 정상이 함께 하는 일정이 잡힐 가능성은 닫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북측이 최종 답을 주지 않았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북측 의전팀장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하노이에서 오페라하우스 현장점검한 것을 두고 북미 정상의 공동공연 관람 등 깜짝 이벤트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회담에서 일대일 단독회담 때 통역 외 배석이 추가될지와 확대 회담 및 오찬 때에 어떤 이들이 배석할지도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이다.

'세기의 담판'으로 불린 지난해 1차 회담도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상황에 따라 하루, 이틀, 사흘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이틀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지만, 북미간 막판 조율 과정에서 연장이 불발되면서 결국 당일치기로 귀결됐다.

백악관은 당시 회담 전날 '오전 9시부터 15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인사 겸 환담→오전 9시 15분부터 10시까지 일대일 단독회담→10시부터 11시 30분까지 확대 회담→업무 오찬'의 세부 일정을 발표한 바 있다.

1차 회담 당시 두 정상은 오전 9시께 회담 장소인 싱가포르 센토사섬의 카펠라 호텔에서 12초간 악수를 하며 '세기의 만남'을 시작, 성조기와 인공기를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한 뒤 단독 회담장으로 향했다. 단독회담은 배석자 없이 통역만 대동한 채 이뤄졌다.

두 정상은 오전에 140여분간 단독·확대 정상회담을 차례로 하고 50분 가량 오찬을 함께 했다. 오찬 뒤에는 통역 없이 잠시 건물 밖으로 나와 카펠라 호텔 정원을 1분여 동안 산책했고, 오후 공동성명을 교환하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그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4시 15분께 기자회견을 하고 오후 6시 30분께 귀국길에 올랐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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