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아들' 신재원 "꼬리표는 제가 떼야죠…차두리 선수처럼"
FC서울서 프로 데뷔 앞둬…"내년 올림픽 출전이 첫 목표"
(구리=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프로축구 FC서울의 '루키' 신재원(21)은 학성고·고려대 시절이나 프로 입단 때나 '신태용 아들'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신태용 전 축구 대표팀 감독의 축구 DNA를 물려받은 신재원은 아버지 이름이 항상 자신의 이름보다 앞서는 것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늘 그래와서 적응됐다"며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신재원은 그러면서 "차두리 선수가 '차범근 아들'이 아닌 '차두리'가 된 것처럼, 저도 제가 잘 해야 '신태용 아들'이 아닌 '신재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고려대 재학 중에 자유선발로 서울에 합류한 신재원은 서울의 1·2차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한 후 서울 훈련지인 경기도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프로 데뷔를 위한 마지막 준비를 하고 있다.
신재원은 "아직 떨리지는 않는다"며 "개막전에 뛸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도 뛰어보지 못한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처음 들어서면 그때 실감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신태용 아들'이라는 꼬리표는 신재원이 극복해야 할 대상이지만, 지금이 있기까지 아버지의 영향은 상당했다.
신재원이 초등학교 6학년 때 축구를 한다고 하자 반대했던 신 전 감독은 이후 신재원이 홀로 호주 유학을 하면서 의지를 보이자 누구보다 든든한 조력자가 됐다.
신재원은 "대한민국 최고의 감독이 제 옆에서 일대일로 부족한 점을 말씀해주신다는 것이 가장 좋다"며 "이번 전지훈련 영상도 시간 날 때 아버지와 볼 생각"이라고 했다.
해외 진출의 꿈을 먼저 품었던 신재원이 최용수 서울 감독의 부름에 망설임 없이 응답한 것도 아버지의 조언이 영향을 미쳤다고 신재원은 전했다.
서울에서 신재원은 새 유니폼뿐만 아니라 새 포지션에도 적응 중이다.
그전까지는 공격수나 윙 포워드가 주 포지션이었지만 서울에서는 윙백으로 주로 훈련 중이다.
신재원은 "공격적일 때는 편한데 수비할 때는 낯설어서 힘들다"며 "수비수 형들이 잘 받아주시면서 적응을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새 시즌을 앞두고 들고나는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던 서울은 신재원을 포함한 젊은 선수들의 합류로 한결 젊어졌다.
21일 공식 훈련이 끝난 이후 젊은 선수들은 남아 '커피 기프티콘'을 걸고 슛 내기를 했다.
신재원은 "훈련이 재밌고 분위기가 좋으면 더 하고 싶으니까 선수들도 더 잘하고 싶은 욕심에 자발적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린다"며 "팀 연령대가 많이 낮아져 새로 '으쌰으쌰' 하는 데 어린 선수들의 역할이 큰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형들이 편하게 대해주셔서 어색한 것 없이 잘 지낸다"며 "형들이 이끌어주는 대로 열심히 따라가고 잇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학축구 U리그 12경기에서 10골을 터뜨린 신재원은 프로로서 첫발을 내디딘 것을 시작으로 더 큰 꿈도 이뤄나가려고 한다.
그는 "올해 최대한 많은 경기를 뛰면서 내년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 첫 목표"라며 "축구선수로서 모두가 국가대표의 꿈은 갖고 있는 만큼 기회가 된다면 성인 대표팀에도 부름을 받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FC서울 일원으로서의 신재원은 "선수들도 많이 바뀌고 감독님도 부임하신 지 몇 개월 안 된 만큼 급하게 갈 생각은 없고 차근차근 만들어가고 싶다"면서도 지난 시즌과는 달라진 서울의 모습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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