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고교, 치어리더 '큰 엉덩이 상' '깡마른 몸매상' 논란끝 폐지

입력 2019-02-21 16:35
수정 2019-02-21 23:25
美고교, 치어리더 '큰 엉덩이 상' '깡마른 몸매상' 논란끝 폐지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위스콘신 주의 한 고등학교가 교내 치어리딩팀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여해온 '부적절한' 상들을 논란 끝에 폐지하기로 했다.

20일(현지시간) 현지 언론과 NBC·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위스콘신 주 케노샤의 트렘퍼 고등학교는 연례 치어리딩 시상식에서 수상자를 발표해온 '큰 가슴 상'(Big Boobie), '큰 엉덩이 상'(Big Booty), '가장 깡마른 몸매 상'(String Bean)을 올해부터는 없애겠다고 밝혔다.

위스콘신 최대 도시 밀워키에서 남쪽으로 약 6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트렘퍼 고등학교 치어리딩팀은 매년 '실력이 가장 크게 향상된 치어리더', '최고의 치어리더', '최고의 팀메이트' 등을 뽑아 상을 주다가 지난 2017년부터 "재미를 목적으로" 신체 평가를 기준으로 한 3종의 새로운 상들을 추가했다.

시상식에서는 질펀한 농담이 오가고,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해 행사에 참석한 전 트랙팀 코치 패티 헙이 "여학생들에게 잘못된 가치를 심어줄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면서 전기를 맞았다.

헙은 학교장과 치어리딩팀 코치에게 "여학생들을 성적 대상화 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모가 웃음거리가 되거나 시상 대상이 되는 것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이어 "시상식에 참여한 100~150명의 학부모들이 아무런 대응을 취하지 않은 것이 믿기지 않는다"면서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위스콘신 지부에 고발했다.

ACLU는 조사를 벌여 경위를 파악하고 학부모·교직원들의 불만 의견을 취합해 19일 학교 측에 전달했다.

그제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학교는 시상식 폐지를 공표했다.

치어리더팀 코치 패티 우텍은 "시상식을 진행하면서 문제를 인식하지 못했었고, 아무도 문제 삼은 적이 없다"며 "웃자고 한 일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문제가 된 상들이 행사를 즐겁게 만들어주는 요소라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chicagor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