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야생차밭 일원 양수발전소 건립계획 '없던 일로'

입력 2019-02-21 15:47
하동 야생차밭 일원 양수발전소 건립계획 '없던 일로'

군 "주민 반대하면 공모사업 신청 포기"…21일 한수원 사업설명회도 취소



(하동=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세계중요농업유산에 오른 경남 하동군 화개면 일원을 예비후보지로 선정했던 양수발전소 건립계획이 없던 일로 결론이 났다.

하동군은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제8, 9차 전력수급계획에 따라 양수발전소 건설 예비후보지로 선정했던 화개면 일원에 발전소 건립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군은 무엇보다 주민 의견이 우선인데 후보지에 사는 주민이 반대하는 사업이어서 사업 신청을 할 뜻이 없다고 덧붙였다.

군은 오는 22일 해외 출장 중인 윤상기 군수 대신 김경원 부군수가 양수발전소 공모사업 계획 신청 포기를 공식적으로 발표하기로 했다.

한수원은 전력수급계획에 따라 2031년까지 총 3개 양수발전소를 건설하려고 하동군 화개면 등 전국 8곳을 예비후보지로 선정, 해당 지자체와 주민설명회를 추진해왔다.

이 사업은 총사업비 7천600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토목사업이다.

한수원은 당초 지난 14일 주민설명회를 열려다 1주일 연기했는데 지역 주민과 시민 환경단체 등의 강력한 반발로 결국 사업설명회도 취소했다.

지역 주민과 시민 환경단체 등에서는 경제성이 없는 데다 환경파괴를 불러온다면 양수발전소 유치반대 주민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등 저지 운동을 선언했었다.

특히 예비후보지는 화개면 정금리 일원은 지난해 유엔 식량농업기구의 세계중요농업유산에 등재된 야생차농업 중심지다.



또 정금리는 우리나라 차나무 시배지(국가중요농업유산 제6호)가 있는 데다 생물 다양성을 확보한 야생차밭이 가득하다.

주민대책위는 "현재 전국에 운영 중인 양수발전소 가동률도 5%에 불과한데 앞으로 12년간 광범위한 환경 훼손을 통한 토목공사 검토 뜻을 보인 하동군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하동군 관계자는 "유치신청이나 의사를 전혀 밝히지 않았고 한수원 측 주민설명회 이후 주민 여론과 수용 여부를 판단해 공모신청을 검토할 계획이었다"며 "주민 수용성이 없는 사업은 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choi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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