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전대 태극기부대 경계?…PK선 '막말' 가고 '질서' 왔다

입력 2019-02-21 16:00
한국당 전대 태극기부대 경계?…PK선 '막말' 가고 '질서' 왔다

세번째 합동연설회…위기감 속 질서정연한 응원에 차분한 유세

'막말' 논란 김준교 "과격한 언행으로 전대에 누 끼쳐 죄송"

김경수 본거지서 현 정권 비판 집중

(부산=연합뉴스) 김보경 이은정 기자 = 자유한국당 차기 지도부를 뽑는 2·27 전당대회의 21일 부산·울산·경남·제주권 합동연설회는 막판 스퍼트를 알리는 자리였다.

합동연설회는 22일 경기 성남에서의 서울·인천·경기·강원권 합동연설회만을, 당 대표 후보들이 참여하는 TV 토론회는 이날 밤과 23일 두 차례만을 각각 남겨놓고 있다.

특히 이틀 뒤인 23일부터 선거인단 모바일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만큼 당 대표 및 최고위원 경선 출마 후보들은 이날 합동연설회를 시작으로 막바지 표심 잡기에 뛰어든 모양새다.

합동연설회가 열린 부산 벡스코에는 행사 시작 1시간 전부터 당원과 지지자 2천500여명이 모여 장내와 장외에서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다만 막말과 고성, 욕설 등으로 얼룩졌던 지난 18일 대구·경북(TK) 합동연설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김진태 당 대표 후보를 지지하는 일명 태극기부대 등의 도 넘은 응원전이 예상됐지만, 당 지도부와 후보 측이 과격 행동 자제를 호소한 만큼 상대적으로 질서정연한 유세전이었다.

다만 이색 응원전은 여전했다.

황교안 당 대표 후보 지지자들은 '황교안'이라고 적힌 조끼를 입고 풍물패 공연을 펼쳤고, 최고위원에 출마한 윤재옥 후보 지지자들은 일제히 발광다이오드(LED) 응원 머리띠를 쓰고 응원전에 나섰다.

김진태 후보 지지자들은 빨간색 반짝이 상의를 일제히 맞춰 입어 눈길을 끌었다.

부산시는 응원전 과열에 따른 물리적 충돌을 우려해 경찰 300여명을 배치했지만 별다른 소란은 없었다.

TK 연설회에서 야유를 받아 발언까지 중단했던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한국당 전대가 야유와 과도한 발언이 넘치며 엉망이 돼간다는 우려가 크다"며 "야유가 나올 때마다 박수 소리로서 야유를 덮어주십시오"라고 호소해 환호와 박수갈채를 받았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 탄핵까지 경험한 우리가 욕하거나 비판할 것이 많을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누가 이 당의 주인이고, 그 주인이 얼마나 합리적이고 당당한지 여러분이 보여주셔야 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막말 릴레이'로 전대 분위기를 흐렸다는 비판을 받은 청년최고위원 김준교 후보도 "그동안 사려 깊지 못하고, 다소 과격한 언행으로 우리 당 축제인 전대에 누를 끼치게 돼 죄송하다"며 '문재인 탄핵'과 같은 극단적 발언은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관중들은 "아니야", "괜찮아", "울지마"라며 호응했다.



하지만 드루킹 댓글조작 공모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김경수 경남지사의 본거지인 PK(부산·경남)를 대상으로 한 합동연설회인 만큼 현 정권에 대한 비판이 행사장을 메웠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김경수 구하기'에 혈안이 된 여당은 법도 없고, 국민도 없다. 왜 그럴까. 김경수가 깃털이어서 그렇다"며 "댓글 조작의 최대 수혜자가 문재인 대통령인만큼 대통령은 대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도 "지금 문재인정권이 대한민국을 무너뜨리고 있다"며 "그런데도 20∼30년 좌파독재하겠다며 부정선거를 획책하고 있다. 여러분이 중심이 돼 악정과 폭정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산지역대학 민주동문회 연석회의 등은 이날 행사장에 세워진 김진태 후보 지지버스 앞에서 '5·18 폄훼'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5·18 망언' 3인의 얼굴을 바퀴벌레에 합성한 플래카드 옆에서 바퀴벌레약을 뿌려놓는 퍼포먼스도 했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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