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 아이콘 '감시초소', 예술품·문화재로 거듭난다
정부 "평화적·예술적 활용 검토"…문화재 등록도 추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냉전의 아이콘이자 남북 분단을 상징하는 유산인 비무장지대 감시초소(GP)를 예술품 소재로 활용하고 문화재로 보존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2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감시초소 잔해물을 평화적·예술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문체부는 군 당국에 감시초소를 철거한 뒤 남은 철조망과 건축물 잔해 일부를 보존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체부는 철조망, 철근, 콘크리트 등을 받아 미술작가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만 문체부 관계자는 이불 작가가 철조망으로 대형 설치 작품을 만들어 5월 개막하는 베네치아 비엔날레에 출품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된다는 한국일보 21일자 보도에 대해서는 "정부가 나설 사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한국관 전시에는 이불 작가가 참여하지 않고, 감시초소 잔해를 활용한 작품도 나오지 않는다"며 "본전시 초청 작가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고, 한국 작가가 초청되더라도 출품작은 비엔날레 재단과 협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남북은 지난해 9월 19일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를 체결하면서 감시초소 11곳을 시범 철거하기로 했고, 역사적 상징성과 활용 가능성이 있는 1곳씩은 병력과 장비를 철수하되 원형을 보존하기로 결정했다.
문화재청은 이렇게 남은 강원도 고성 동해안 감시초소를 문화재로 등록하기 위해 지난 14일 전문가 현지조사를 진행했다.
당시 조사에서 동해안 감시초소는 등록문화재로서 역사적·건축적 가치가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화재청은 감시초소 철거 과정에서 나온 잔해물 기록화와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군부대 문화재 조사사업과 연계해 감시초소 학술조사도 시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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