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대환 총장 "프리미어12·올림픽·WBC…앞으로 3년이 분수령"
"국제대회 성적 부진하면 KBO리그 침체 불가피"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프로야구는 지금 위기의식을 느껴야 합니다. 앞으로 3년간 국제대회가 쭉 이어지는데 대표팀 성적이 KBO리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겁니다."
류대환 KBO 신임 사무총장은 21일 프로야구가 현재 위기상황이라고 진단했다.
1990년 KBO에 입사해 운영, 기획, 홍보팀을 두루 거치고 대한야구협회 특임이사와 KBOP 대표이사 등을 역임한 그는 "프로스포츠가 흥행하려면 상품이 좋아야 하는데 최근 상품의 질이 다소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라고 밝혔다.
그가 말하는 상품의 질은 한마디로 KBO리그의 경기력이다.
KBO리그는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4강,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9년 WBC 준우승 등 화려한 국제대회 성적을 발판삼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국제대회 성적은 요동쳤다.
2015년 프리미어12에서는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으나 2013년 WBC와 2017년 WBC에서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차지했지만, 예선에서 실업선수가 절반 이상 포함된 대만에 패하기도 했다.
프로야구 관중은 3년 연속 800만명을 돌파했으나 2017년에 비해 지난해 4%가량 줄어들며 5년 만에 감소세를 보였다.
류대환 총장은 "앞으로 3년간 중요한 국제대회가 쭉 이어진다. 올해는 프리미어12, 내년에 도쿄올림픽, 2021년에는 다시 WBC가 열리는데 국제대회에서 팬들이 납득할만한 성적을 내지 못하면 KBO리그 자체가 크게 위축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국제대회 성적을 위해 국가대표팀 지원에 총력을 기울일 의지를 밝힌 류 총장은 "최근 KBO리그에 '타고투저' 현상이 심각한데 이 또한 프로야구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KBO는 '타고투저'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올해부터 공인구 반발력을 다소 낮췄다.
하지만 공인구만으로 '타고투저' 현상이 줄어들지는 아직 미지수다.
류 총장은 "공인구의 반발력을 낮추는 문제는 기술적인 요소이지만 근본적으로 타자와 투수들의 경기력에서 균형을 맞추는 문제를 고민해 봐야 한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투타 균형은 프로야구 차원에서만 해소하기 힘들고 학생야구부터 투수들의 경기력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BO는 대한야구협회에 연간 12억원을 지원하는 것과 별도로 학생팀 창단과 각종 행사 등에 해마다 16억원가량을 직접 지원하고 있다.
류 총장은 "그동안 KBO가 학생팀 창단이나 대회 및 행사 개최 위주로 투자했는데 이제는 지도자 교육이나 경기력 향상 등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야구는 10개 구단과 KBO가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며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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