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남은 박지만 동기' 육사 37기 정우영 대령 이달말 전역

입력 2019-02-20 14:03
'마지막 남은 박지만 동기' 육사 37기 정우영 대령 이달말 전역

장군 40여명 배출한 '박지만 기수' 37기 모두 군문 떠나게 돼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군에서 '박지만 기수'로 불리는 육사 37기 출신으로서 30여년간 육군사관학교 교수로 재직해온 정우영(60) 대령이 이달 28일 전역한다.

20일 육군에 따르면 정 대령은 군에 마지막 남은 육사 37기 출신이다. 37기 출신 가운데 마지막으로 군복을 벗는 것이다. 정년이 보장되는 육사 교수로 재임해온 그는 동기생 중 마지막 전역자로 기록된다.

정 대령은 미국 텍사스공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후 1988년부터 육사 화학 교수로 소임을 다해왔다.

육사의 한 관계자는 "정 교수가 '교육의 기본은 관심과 사랑'이라는 신념으로, 때로는 형처럼, 때로는 아버지처럼 생도들에게 다가가 진로 상담에도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는 등 인생 선배의 역할도 자처했다"고 전했다.

그런 덕분에 2007년 육사 생도들은 정 대령을 '베스트 프로페서(Best Professor,최고의 교수)'로 선정했다. 화생방 방호 관련 연구 업적 등을 인정받아 지금은 한국화생방방어학회장을 맡고 있다.

정 대령은 후배 생도들에게 "상급자를 믿고 존경하되 그의 말과 행동은 취사 선택하고, 동급자끼리는 서로 충고해 주고 도와주는 절차탁마(切磋琢磨·학문이나 덕행 등을 배우고 닦음)의 정신을 가져달라"면서 "하급자는 사랑하되 편애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는 후배 생도들의 근무 교대식이 있는 오는 22일 육사에서 전역식을 한다. 육사 37기 출신 50명이 전역식에 참석해 마지막으로 군복을 벗는 동기생을 축하할 계획이다.

정 대령을 비롯해 1981년 임관한 육사 37기생들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아들 박지만 씨와 동기라는 이유로 일명 '박지만 기수'로 불리며 군 안팎에서 주목을 받았다.

세월호 유족을 불법 사찰한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신원식 전 합참차장,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등이 같은 기수이다. 340여명이 입교해 270여명이 졸업했는데, 졸업자 가운데 40여명이 장군이 됐다.

37기 출신으로 대장은 김영식 전 1군사령관, 엄기학 전 3군사령관, 박찬주 전 2작전사령관 등 3명이 나왔다. 이례적으로 같은 기수에서 대장 3명이 나왔지만, 육군총장과 합참의장을 배출하지 못한 것도 이례적이다.

1976년 대위 전역자를 5급 사무관으로 채용하는 '유신사무관' 제도가 발표되고, 박지만 씨가 입교한다는 소문이 나면서 37기생 입교 당시 육사 인기가 치솟았다고 한 예비역 장성은 회고했다. 37기 생도 절반 가량이 서울과 경기 출신이었다고 이 예비역은 덧붙였다.

37기 출신의 한 예비역 장성은 "37기생들은 재학시절 상급생 생도들에게 기합을 많이 받았다"면서 "박지만 씨가 입교한 뒤로 상급생들이 37기생 후배들에게 '너희는 특별한 대우를 받는 것 아니냐'면서 기합을 많이 줬다"고 말했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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