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무역성장세 급격히 둔화"…세계전망지수 9년만에 최악

입력 2019-02-20 11:10
WTO "무역성장세 급격히 둔화"…세계전망지수 9년만에 최악

1분기 암울…車·전자·농업·항공화물·수출주문 '동력상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여파확산 전 통상갈등 완화 절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글로벌 무역의 성장세가 단기적으로 급격히 꺾일 것이라고 세계무역기구(WTO)가 진단했다.

WTO가 19일(현지시간) 발표한 올해 1분기 세계무역전망지수(WTOI)는 96.3으로 2010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WTOI는 세계무역의 전망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점인 100보다 낮을수록 성장세가 약하고 100보다 높으면 그 반대다.

세계무역의 7개 동력으로 구성된 지수 세부항목을 보면 상품 무역량(101.9)만 더 낙관적인 동태를 나타냈다.

컨테이너 항구 처리량은 100.3으로 기점을 상회했으나 지난 조사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전자제품 부품은 88.7로 가장 부진했고 자동차 생산·판매(92.5), 농산물 원자재(94.3), 수출 주문량(95.3), 국제항공 화물량(96.8)이 그 뒤를 이었다.

추세보다 뒤떨어진 이들 세부항목의 지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점과 비슷하거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WTO는 "다가오는 몇 달 사이에 세계무역의 흐름이 지수에 나타난 대로 따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모멘텀이 지속적으로 떨어졌다는 점에서 더 광범위한 경제성장 둔화를 피하기 위해 글로벌 통상의 긴장 수위를 낮추는 게 필요하다는 점이 부각된다"고 설명했다.

작년 9월 WTO는 무역갈등, 금융시장 여건 악화를 이유로 2019년 글로벌 무역 증가율 전망치를 3.7%로 2018년 3.9%(추산치)보다 낮게 설정한 바 있다.

WTO는 앞으로 변화할 세계 각국의 통상정책에 따라 이 수치는 더 낮아질 수도, 반등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리스크, 금융시장 변동성과 더불어 통상정책 때문에 더 넓은 경기 하강기의 먹구름이 드리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글로벌 무역분쟁은 고율 관세를 무기로 휘두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전적 통상정책과 더불어 격화했다.

일단 미국은 중국의 불공정한 통상·산업 정책을 구조적으로 개선한다는 것을 목표로 중국과 협상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동차 수입을 국가안보로 규정하며 고율 관세를 물릴 수 있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어 다른 무역협상 상대인 유럽연합(EU), 일본과도 분쟁이 악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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