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미만 폐경엔 호르몬요법 권장…사망률 13% 감소"
삼성서울병원·제주의대 연구팀, 임상 논문 4편 분석결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60세 미만의 폐경 초기 여성들은 호르몬 치료를 하는 게 하지 않는 것보다 전체 사망률 감소 측면에서 효과가 크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윤병구 교수(대한골대사학회 회장)와 제주의대 예방의학과 배종면 교수 공동 연구팀은 60세 미만 폐경 여성을 대상으로 호르몬 치료의 효과를 분석한 4편의 임상 논문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이런 결론이 나왔다고 20일 밝혔다.
이 연구논문은 대한폐경학회지(Journal of Menopausal Medicine) 최근호에 발표됐다.
호르몬 치료는 폐경 여성에게 여성호르몬을 투여함으로써 갱년기 증상을 완화하고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호르몬 치료가 되레 유방암이나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부작용이 부각되면서 효과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특히 2017년 12월 미국질병예방태스크포스(USPSTF)가 호르몬 치료의 위험을 고려할 때 전체적으로 이득이 없으므로 노화와 관련된 중요 만성질환(관상동맥질환, 골절, 치매)의 일차 예방을 위해서는 호르몬요법을 권고하지 않는다며 D등급을 부여한 이후 파문은 더욱 확산했다.
다만, 그 당시 미국질병예방태스크포스는 50대 여성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을 내리기 힘든 만큼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여지를 남겨뒀다.
이번 연구결과를 보면, 60세 미만 건강한 폐경여성의 경우 호르몬요법을 받았을 때 전체 사망률이 13%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도 호르몬요법을 받으면 사망률이 16% 감소했다.
건강한 그룹과 환자 그룹을 모두 분석한 결과에서도 전체 사망률이 13% 감소하는 유의성이 관찰됐다. 더욱이 호르몬 치료를 받는 기간 중의 사망률만 분석하면 41%까지 떨어졌다.
이런 효과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토겐 병합요법보다 에스트로겐 단독요법에서 더 확실했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윤병구 교수는 "폐경호르몬요법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와 걱정으로 호르몬 치료를 미뤄선 안 된다"고 권고했다.
윤 교수는 "호르몬 치료를 하면 각종 갱년기 장애가 개선돼 삶의 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사망률도 낮출 수 있다"면서 "갱년기 증상이 있다면 우선 전문의 진료를 받아 적정 치료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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