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갈등 막는다…인권위 혐오차별대응특별추진위 출범(종합)

입력 2019-02-20 11:36
수정 2019-02-20 11:37
사회 갈등 막는다…인권위 혐오차별대응특별추진위 출범(종합)

종교계·학계·법조계 등 전문가 25인으로 구성…"공존 사회 만들어야"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혐오, 차별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인권위원회 특별추진위원회가 20일 공식 출범했다.

인권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인권위에서 '혐오차별 대응 특별추진위원회' 출범식과 제1차 전체회의를 열었다.

추진위는 백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송상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총장, 최형묵 목사, 혜찬 스님, 황경원 신부,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를 비롯해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 학계, 법조계 등에서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25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정강자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는 선출을 통해 최영애 인권위원장과 함께 공동 추진위원장을 맡는다.

최영애 위원장은 "취임 이후 인권위의 중요한 책무 중 하나로 혐오차별 대응을 꼽았다"며 "추진위에서 나오는 의견을 종합해 정책 권고를 함으로써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추진위는 출범선언문에서 혐오를 극복하고 공존의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진위는 "우리 사회에서는 혐오차별이 일상 깊숙이 파고들어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며 "혐오와 차별은 사회적 소수자의 존엄성 침해, 구조적 차별의 재생산과 공고화, 민주주의 위협, 사회통합 저해를 초래하므로 사회 모든 구성원이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이날 1차 전체회의에서 김여진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피해지원국장과 소모두 미얀마노동자복지센터 운영위원장으로부터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대응 전략과 방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김여진 국장은 "기존에 생각하는 여성혐오 이상으로 백래시(backlash·반발, 반동)에 따른 혐오가 닥쳐오고 있다"며 "정부 대책도 나오고 이렇게 특별추진위도 출범하는 진보도 겪고 있지만, 동시에 반발하는 세력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혐오와 차별 문제를 개인 문제로 환원해서 시혜나 보호 차원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며 "혐오차별이 얼마나 기본권, 인권과 직결되는 건지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모두 위원장은 "한국에서 보낸 지난 24년 동안 같은 말을 하고 있지만, 개선되는 것이 없다"며 "우리 이주 노동자들은 사업장 이동에 관한 자유를 빼앗기고, 정당한 노동의 대가도 못 받으며 비닐하우스 같은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추진위는 향후 혐오차별 과제 발굴과 대응 등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분과를 구성·운영할 계획이다.

강문민서 혐오차별대응기획단장은 "피해자 중심의 조사에서 벗어나 혐오 발화자를 분석함으로써 정확히 혐오차별 현상을 진단하겠다"며 "이를 공론화하기 위한 토론회와 대담을 진행하고, 혐오차별에 대항하는 시민 주도의 문화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so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