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사고 한화공장 위험물 보관소 1곳만 점검…사고 후 전수조사
작년 국가안전대진단 샘플 점검 후 잇단 폭발사고로 8명 사망
올해 위험물 보관소 25곳 전수조사…"사안 중대해 점검범위 확대"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소방청과 대전소방본부가 지난해 한화 대전공장에 대한 국가안전대진단을 하면서 위험물 대량 저장소를 한 곳만 점검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공장에는 위험물질 대량 저장소가 25곳에 이른다.
소방본부는 폭발사고가 나자 부랴부랴 "올해부터 공장 내 모든 위험물 대량 저장소를 전수조사하겠다"고 밝혔다.
20일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부터 사흘간의 일정으로 한화 대전공장에 대한 국가안전대진단이 진행되고 있다. 진단은 소방청이 주관한다.
국가안전대진단은 정부 부처별로 안전관리 대상을 점검, 위험 요소를 미리 발굴해 개선하는 것으로, 한화 대전공장은 행정안전부의 국가안전대진단 대상에는 제외됐다.
하지만 화약 등의 위험물질을 대량 보관하고 있어 소방청 주관 국가안전대진단 대상에는 포함됐다.
이에 따라 소방청은 지난해 초 대전공장에 대한 국가안전대진단을 했다.
하지만 당시 25개에 이르는 공장 내 대량 위험물 보관시설 중 1곳만 샘플 조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진단 결과에도 별다른 위험 요소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소방본부 관계자는 밝혔다.
소방본부의 국가안전대진단 2~3개월 뒤 한화 대전공장에서는 5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대형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 공장에선 지난 14일에도 비슷한 폭발사고 나 3명이 숨졌다.
국가안전대진단을 받아 위험 요소를 제거한 사업장에서 거푸 폭발사고가 난 것이다.
9개월 사이 두건의 폭발사고가 날 정도로 국가안전대진단이 허술하게 진행된 셈이다.
소방청은 19일부터 한화 대전공장에 대한 국가안전대진단을 다시 하면서 공장에 있는 대량 위험물 저장소 25곳을 전수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대전시의 인력 지원을 받아 총 13명의 점검반원을 한화 대전공장에 투입했다.
소방·전기·가스 등 법적 안전관리기준 준수 여부를 비롯해 유관기관 간 비상연락체계 구축 여부, 상황별 대응 매뉴얼 수립·활용 여부, 사고 발생 시 긴급 유도계획 등 안전관리실태 전반을 살펴본다.
점검 결과 드러난 위험요인에 대해서는 즉시 개선하거나 이른 시일 안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제도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관련 부처에 도움을 요청할 계획이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해 점검 시기를 앞당겼고, 안전점검 대상도 모든 위험물 대량 보관소로 확대했다"고 말했다.
young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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