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맞수' 이창호·창하오 "또 결승에서 보자"
한중 바둑의 영웅…농심배에서 덕담 나눠
(상하이=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한국·중국 바둑의 영원한 맞수 이창호 9단과 창하오 9단이 다시 한번 우정을 확인했다.
이창호 9단과 창하오 9단은 19일 중국 상하이 그랜드센트럴호텔에서 열린 제20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본선 3차전 제11국 현장에서 훈훈한 만남을 가졌다.
이창호와 창하오는 농심배 기자실 겸 검토실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덕담을 나눴다.
이창호는 스무번 째를 맞은 농심배의 특별 손님으로 초대받았다.
창하오는 이날 박정환 9단과 당이페이 9단의 맞대결로 열린 제11국의 시작을 알렸다.
이창호와 창하오는 1997년 상하이에서 첫 대국을 벌인 뒤 10여년간 세계 바둑계의 맞수로 활동한 한·중 바둑의 전설이다.
두 기사는 세계대회 결승전에서만 5차례, 준결승전에서만 3차례 대결하며 숱한 이야기를 만들어왔다. 전적에서는 이창호가 28승 12패로 앞서 있다. 결승 전적에서도 이창호가 3승 2패로 앞선다.
이창호는 창하오를 반가워하면서도 "서로 만난 지 오래되지는 않은 것 같다"며 웃었다.
창하오는 "작년 10월에 중국 장쑤성에서 만났을 것"이라고 답했다.
창하오는 "저녁 식사를 대접하고 싶지만, 오늘은 정월대보름이라서 가족 모임이 있다"고 미안해했다.
이어 "어제 이창호가 농심배 기자회견에 나온 것을 봤다. 이창호가 농심배에 출전하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창호가 "몇 년 전부터 결승에서 만나자고 이야기했었는데, 아직 못 지키고 있다.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하자 창하오는 "아마 시니어 대회에서 만나지 않을까"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기자실 겸 검토실 바로 옆 방에서는 박정환과 당이페이의 대국이 열리고 있다.
한국, 중국, 일본의 바둑 단체전인 농심배에서 박정환은 한국의 마지막 주자로 남아 있다. 중국은 당이페이 뒤에 구쯔하오 9단, 스웨 9단, 커제 9단이 대기하고 있다.
박정환이 한국의 우승을 이끌려면 이들 4명의 기사를 모두 제압해야 한다.
이창호는 "박정환은 워낙 평소에도 관리를 잘하는 기사다. 자기 실력만 발휘한다면, 쉽지는 않겠지만 기회가 오지 않을까"라고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창하오도 "4 대 1 상황이어서 확률상 중국이 유리하다. 그러나 박정환은 아주 강한 기사다. 또 농심배는 연승전 방식이어서 연승이 자주 나올 수 있다. 중국도 방심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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