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준ㆍ천송이 만난 '송도 석산'…애물단지에서 주민공간으로

입력 2019-02-20 09:00
도민준ㆍ천송이 만난 '송도 석산'…애물단지에서 주민공간으로

인천도시공사 3년간 무상 임대…연수구 3월 착공 목표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25년간 활용방안을 찾지 못한 채 흉물로 방치됐던 '송도 석산'이 주민 공간으로 활용된다.

인천시 연수구는 옥련동 산 2-5번지 송도 석산(9만2천303㎡)을 소유주인 인천도시공사로부터 3년간 무상으로 빌려 주민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20일 밝혔다.

사업 부지는 송도 석산 가장 낮은 곳에 있는 평지로 입주 시설로는 현재 도시농업체험장, 과수원, 산책길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인기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촬영지로 알려지며 관광 명소가 됐던 '송도 석산 중턱'은 안전사고 우려 등으로 사업 부지에서 제외됐다.

연수구는 주민 의견을 청취한 뒤 시설을 결정할 방침이다. 목표 착공 시점은 다음 달 초순께다.



송도 석산은 송도국제도시 인근에 있는 돌산으로 과거 골재를 채취하는 채석장으로 사용됐다.

그러나 발파 소음에 따른 주민 민원이 잇따르면서 1994년 골재 채취가 중단된 뒤 산의 절반가량이 깎인 채 현재까지 흉물스럽게 방치되고 있다.

주민들은 송도 석산이 영종도에서 인천 내륙으로 진입하는 도로에서 쉽게 보여 "인천 관문의 미관을 해친다"며 개발을 촉구하는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인천도시공사는 그동안 송도 석산을 '시민의 숲'으로 개발하는 사업을 추진했지만, 부동산 경기침체와 사업 구조조정 등의 이유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송도 석산은 2014년 한류 관광지로 주목받으면서 활용방안을 찾는 듯했다.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끈 한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주인공 도민준과 천송이가 운명적으로 만나는 장면이 송도 석산 중턱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커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그러나 석산 절개면 곳곳에 낙석·붕괴 우려가 일고 출입이 금지되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겼다.

실제 석산의 안전진단 결과는 하위 수준인 D·E 등급(사용을 제한하거나 즉각 사용을 금지하고 보강·개축해야 하는 상태)으로 조사됐다.

연수구는 송도 석산이 주민들의 잇따른 민원에도 오랜 기간 방치된 만큼 주민 의견을 수렴해 주민들에게 필요한 공간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연수구 관계자는 "송도 석산은 그동안 수차례 개발이 추진됐지만 번번이 무산돼 주민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며 "인천 관문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tomato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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