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계 "구속력 없는 미중 무역합의는 실패" 트럼프 압박
용두사미 '무늬만 합의' 우려…"지속·검증 가능한 합의 원해"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접점을 찾는 모양새를 드러내자 미국 한편에서는 무역전쟁의 섣부른 미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마이런 브릴리언트 미국상공회의소 수석 부회장 겸 국제관계 대표는 18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 인터뷰에서 "구속력이 없다면 합의는 실패한 것"이라고 말했다.
브릴리언트 부회장은 "이행과 강제는 두 가지 핵심요소"라며 "합의가 지속 가능하고 검증 가능하다는 믿음을 쌍방이 확보하도록 하는 이행강제 메커니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장치가 없다면 미국으로부터 수입을 늘리고 일부 구조적 경제문제를 바로잡겠다고 중국이 다짐하더라도 의미 없는 승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무역 합의에 대한 중국의 강제이행을 담보할 장치로는 관세를 지목했다.
중국이 합의를 지키지 않는 즉시 징벌적 관세를 복원하는 '스냅백'(snapback), 합의 이행을 조건으로 관세율을 10%에서 0%까지 낮춰가는 방안이 제시됐다.
브릴리언트 부회장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수입 확대, 금융서비스 등 일부 시장개방 제의, 특허나 저작권 등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등에서 진전을 봤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중국시장 진입의 대가로 기술이전을 강요하고 자국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해 시장을 왜곡하는 관행 등을 구조적으로 개선하는 데에서는 아직 견해차가 있다고 지적했다.
브릴리언트 부회장은 "미국의 민간부문은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며 "재계와 미국 노동자들은 미국과 중국의 양자 관계 궤적을 바꿀 지속가능한 합의를 원한다"고 산업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미국 내에서 미중 무역협상의 현재 진로에 우려 섞인 시선이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2020년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상정책이 검증을 받을 것으로 관측했다.
성패를 가를 두 잣대로 관세가 교역 상대국의 정책변경에 실제로 영향을 미쳤는지, 무역협상에서 승리를 선언하기 위한 기준선이 얼마나 높았는지가 거론될 것으로 봤다.
WSJ은 그런 맥락에서 현재 중국의 산업·통상정책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견해차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가 상승을 자극할 새로운 무역전쟁 휴전을 위해 갈등을 대충 얼버무릴 수도 있다는 태도를 보인다는 점을 주시했다.
WSJ은 이런 상황에서 자유무역주의자로서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정책을 반대하던 이들까지도 이제는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브릴리언트 부회장은 WSJ 인터뷰에서 "우리는 포괄적이고 지속가능한 합의를 원한다"며 "반창고 붙이기 식의 임시방편은 거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과 중국은 19일부터 미국 워싱턴에서 차관급 협상을 속개하고 이어 21∼22일에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류허 중국 부총리가 만나는 고위급 무역협상을 진행한다.
이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담판을 위한 토대가 될 합의안을 마련하는 절차로 관측되고 있다.
jang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