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찰청 간부들의 뿌리깊은 갑질 DNA…이번엔 주식거래까지
부하직원에 돈 맡기고 일과시간에 거래하도록 지시
학교과제 대행·개인 심부름도…감찰 조사 결과 대부분 사실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지난해 간부 경찰관의 잇단 갑질로 물의를 빚은 부산경찰청에서 또다시 갑질 비위가 드러났다.
부하직원들을 상대로 갖가지 갑질을 한 간부 경찰관은 일선 경찰서로 문책성 발령 난 상태로 감찰 조사를 받고 있다.
19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모 부서 전 계장 A 경정 비위 의혹이 불거져 자체 감찰 조사를 한 결과 대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경정은 경찰서 과장급, 지방경찰청 계장급 간부다.
감찰은 A 경정 갑질을 견디지 못한 부하직원이 비위 의혹을 제기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감찰 결과를 보면 A 경정은 2017년 12월께 한 부하직원에게 1천400여만원을 맡긴 뒤 일과시간에 주식거래를 하도록 지시했다.
그는 또 2017년 4월께 다른 경찰관에게 자신의 대학원 과제를 대신 작성하도록 하는 등 5차례에 걸쳐 자신의 과제를 대신 하도록 했다.
A 경정은 특정 피의자 검거가 늦어지자 "너네 ○○들, 잡는지 못 잡는지 본다. 못 잡으면 가만 안 둔다"라며 부적절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명절 선물세트 구매나 보험 청구서 작성, 부동산 거래 서류 작성 등 수차례 개인 심부름도 시킨 것으로 감찰 조사 결과 확인됐다.
부산경찰청은 A 경정과 부하직원 18명을 상대로 이런 의혹을 조사한 결과 비위 의혹 대부분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또 감찰 조사가 끝나면 경찰청에 이런 사실을 알리고 징계를 건의하기로 했다.
A 경정은 "평소 격의 없이 지내는 동료들이라고 생각해 벌어진 일이지만, 일부 부적절한 행동은 깊이 반성하고 직원들에게도 사과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부산경찰청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부적절한 행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서장급인 한 총경은 부하직원들에게 자신이 다니는 교회에 나오도록 하거나 딸 대학 과제를 대신하도록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한 경정은 전립선 질환이 있다는 이유로 사무실에 오줌통을 두고 다른 사람에게 치우도록 하거나 부하직원들에게 입원 치료를 받는 자신을 간호하도록 했다는 비위가 제기됐다.
다른 경감은 여성 직원 등에게 외모를 지적하는 발언을 하거나 폭언을 하고 사적 심부름을 시켰다는 의혹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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