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최고참 손시헌 "친구 이종욱이 그립네요"
연습생 신화 함께 썼던 이종욱, 이제는 코치로
(투손[미국 애리조나주]=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친구 이종욱이 그리운 날입니다."
NC 다이노스 최고참 손시헌(39)이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레이드파크 애넥스필드에 차린 NC 스프링캠프에서 손시헌은 현역 선수 중 가장 나이가 많다.
19일(한국시간) 애넥스필드에서 만난 그는 "한두 살 어린 후배도 없다"고 웃었다. 실제로 손시헌 다음으로 나이가 많은 선수는 지석훈(35)으로, 손시헌보다 네 살 어리다.
후배들의 나이를 세던 손시헌은 오랜 시간 동고동락한 '친구'이자, 이제는 NC 2군 코치가 된 이종욱을 떠올렸다.
손시헌은 1군 선수단과 미국 애리조나에 있지만, 이종욱 코치는 2군 선수들과 대만에 짐을 풀었다.
손시헌은 "이종욱 코치에게 '현역 생활을 조금 더 같이하고 싶다'고 했지만, 지도자 변신을 택했다"고 전하며 "내가 외로워졌다"고 웃었다.
손시헌과 이종욱은 선린정보고 동기동창으로 두산 베어스에서 '연습생(육성선수) 신화'를 함께 썼고, 2013년 시즌 종료 뒤 함께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NC에 둥지를 틀었다.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했지만 방출당한 이종욱을 위해 손시헌이 두산 입단 테스트를 주선한 기억도 있다.
이종욱과 손시헌은 '두산 화수분 야구'의 대명사였다. 젊은 팀 NC에서 두산 특유의 끈끈한 야구를 전수하기도 했다.
은퇴도 함께 할 줄 알았던 둘은 이종욱의 '변심'으로 코치와 선수로 갈라졌다.
이종욱 코치는 "친구와 함께 마무리하면 멋진 그림이 나왔겠지만, 나는 그만둘 때가 됐다"고 했다.
친구를 향한 그리움은 남았지만, 손시헌은 현역으로 남아 '멋진 마무리'를 하고자 한다.
손시헌은 "나도 은퇴 시기가 다가온다. 최선을 다해 그라운드에서 뛰며 멋지게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손시헌은 부상과 부진 속에 1군 67경기에 나서서 타율 0.188, 2홈런, 14타점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그러나 이동욱 NC 감독은 여전히 견고한 수비력을 갖추고, 공격에도 재능이 있는 손시헌을 '1군 전력감'으로 보고 있다. 이 감독은 "19세 선수보다 39살 선수의 기량이 뛰어나면 후자를 택할 것"이라고 공정한 경쟁을 약속했다.
손시헌은 2017년 타율 0.350으로 활약했다. 당시의 타격감을 되살리고자 스프링캠프에서 후배들과 같은 양의 땀 흘리고 있다.
손시헌은 "마흔살에도 주전 유격수로 뛰는 사례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당연히 팀에 보탬이 될 정도의 기량을 유지해야 그 자리를 노릴 수 있다"며 "현역 생활의 끝이 언제일지 모르겠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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