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 택시기사' 아들 "혐의 논란보다 반성없는 승객에 더 화나"

입력 2019-02-19 14:06
수정 2019-02-19 14:18
'동전 택시기사' 아들 "혐의 논란보다 반성없는 승객에 더 화나"

"SNS에 평온한 일상 알린 택시승객…엄벌해달라고 검찰에 탄원"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아버지에게 동전을 던진 승객에 대해 어떤 혐의를 적용해야 맞는 것인지 논란만 일어 속상합니다. 정작 이 승객은 자신의 행위를 반성하지 않고 저희에게 사과도 하지 않고 있는데 말이죠."

승객이 던진 동전을 맞고 숨진 택시기사 A(70)씨의 아들은 19일 자신의 심경을 이렇게 밝혔다.

그는 "아버지의 장례식에 가해자인 승객 B(30)씨의 가족이 찾아왔지만, 경황이 없어 연락처만 받고 되돌려보냈다. 장례를 마친 뒤 전화했더니 받지 않았다"며 "B씨는 파렴치한 행위를 했고 그 과정에서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사과 한마디 없는 게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B씨의 SNS를 살펴봤더니 B씨는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같이 할 사람을 구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때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닷새밖에 되지 않은 시점"이라며 "우리 가족은 B씨가 반성의 기미도 없이 아무 일 없는 듯 생활하는 게 화가 났다"고 유족들의 심경을 전했다.

전날 인천지방검찰청에 B씨를 엄벌해달라고 탄원서를 제출한 그는 탄원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B씨는 아버지가 쓰러지는 것을 보고도 5∼10분간 아버지를 방치했다. B씨가 상식적으로 행동했다면 곧바로 경찰이나 119에 신고했어야 한다. 그랬다면 아버지는 돌아가시지 않았을 수도 있다"며 "그러나 B씨의 혐의는 폭행치사에서 폭행으로 오히려 가벼워졌다. 우리 가족은 이 부분을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생계를 팽개치더라도 또다시 이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 사건을 계속 알릴 것"이라며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한편 A씨는 지난해 12월 8일 오전 3시께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승객 B씨와 말다툼을 하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A씨 시신을 부검한 결과 A씨는 급성심근경색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와 말다툼을 하고 동전을 집어 던졌던 B씨를 당시 폭행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했으나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말다툼과 동전을 던진 행위 외 다른 정황이 포착되지 않아 A씨를 석방했다.

이후 추가 조사를 벌여 B씨를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tomato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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