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보우소나루 정부 각료 첫 낙마…'가짜 후보' 논란 파문

입력 2019-02-19 10:31
브라질 보우소나루 정부 각료 첫 낙마…'가짜 후보' 논란 파문

후임에 예비역 장성…군 출신 각료 8명으로 늘어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정부가 출범한 지 2개월이 채 되지 않아 장관급 각료가 처음으로 낙마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18일 밤(현지시간) 대통령실 업무를 담당하는 구스타부 베비아누 장관을 해임하고, 후임에 예비역 장성인 플로리아누 페이쇼투 비에이라 네투를 임명했다.

페이쇼투는 아이티 주둔 유엔평화유지군에서도 활동했던 인사로, 이에 따라 보우소나루 정부에서 군 출신 각료는 8명으로 늘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미리 녹화한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지난해 대선 승리와 새 정부 출범 과정에서 베비아누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면서, 몇 가지 주요 사안을 둘러싼 견해차 때문에 그를 교체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베비아누 해임은 우파 집권당인 사회자유당(PSL)을 둘러싸고 제기된 '가짜 후보' 논란과 선거자금 유용 의혹으로 인해 파장을 키우고 있다.

앞서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는 지난 4일 사회자유당 소속 마르셀루 아우바루 안토니우 관광장관이 지난해 선거에서 4명의 주의원 후보에게 선거자금으로 27만9천 헤알(약 8천500여만 원)을 지원했다고 신고했으나 사용 내용이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안토니우 장관은 당시 사회자유당의 남동부 미나스 제라이스 주 지역 당 위원장이었으며, 후보 4명의 득표가 모두 합쳐 2천여 표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가짜 후보' 논란이 제기됐다.

이 신문은 또 지난 10일에는 북동부 페르남부쿠 주에서 사회자유당이 한 여성 연방하원의원 후보에게 40만 헤알을 선거자금으로 지원했으며, 이 후보는 자금의 95%를 한 인쇄업체에 지급했다고 신고했으나 알고 보니 유령업체였다고 보도했다. 이 후보가 선거에서 얻은 표는 274표에 불과했으며 마찬가지로 '가짜 후보' 논란에 휩싸였다.

보도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선거 당시 사회자유당 대표였던 베비아누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그가 선거자금 배분에 대한 최종 결정권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베비아누는 자신에 대해 제기된 의혹을 부인하면서 이 문제에 관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세 차례 대화했다고 주장했으나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확산했고, 결국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해임을 결심하게 됐다.

연금개혁을 비롯해 주요 현안을 앞둔 상황에서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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