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한 집안 3명 독립유공자 나올까…박문호 선생 신청

입력 2019-02-19 10:21
부산서 한 집안 3명 독립유공자 나올까…박문호 선생 신청

박차정 의사 둘째 오빠…선정되면 삼 남매 모두 독립유공자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올해 부산에서 독립유공자 3명을 배출하는 집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부산보훈청은 지역 독립운동가이자 박차정 의사 둘째 오빠인 박문호(1907~1934) 선생의 독립유공자 신청이 최근 접수됐다고 19일 밝혔다.

박문호 선생이 서훈을 받으면 이미 독립유공자인 여동생과 형에 이어 삼 남매가 모두 독립유공자가 된다.

부산에서 한 집안에 3명의 독립유공자가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 동래에서 태어난 이들 삼 남매 중 막내인 박차정 의사가 1995년 가장 먼저 독립유공자가 됐다.



박차정 의사는 의열단장 김원봉의 아내로 항일 여성운동 단체인 근우회에 소속돼 중국 베이징을 오가며 항일 투쟁을 하다가 일본군과 교전 중 다쳐 결국 그 후유증으로 숨졌다.

맏이인 박문희 선생도 지난해 11월 독립유공자로 인정됐다.

박문희 선생은 1925년 의열단 동래청년연맹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하고 1929년 12월 신간회 상무위원으로 항일격문을 배포했다.

이후 1932년 8월 김원봉 선생으로부터 남경군관학교 훈련생 모집을 도와달라는 요청받고 국내로 들어와 경상도와 경기도 일원에서 훈련생을 모으기도 했다.

보훈청은 "박문희 선생의 경우 지난 정권 때 몇 차례 공적 조서가 제출됐지만, 사회주의 계열과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 때문에 제외됐다"며 "하지만 지난해 6월 보훈처가 사회주의 활동 경력 인사도 북한 정권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았다면 독립유공자 포상을 받을 수 있도록 방침을 바꾸면서 독립유공자가 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둘째 박문호 선생은 직계 후손이 없어 신청이 조금 더 늦어졌다.

박문희 선생의 자녀이자 박문호 선생 조카인 박의영 목사가 아버지에 이어 삼촌의 업적이 묻히지 않도록 하기 위해 최근 보훈처에 독립유공자 신청을 냈다.

박 목사는 "이념에 갇혀 선대 업적이 묻히는 안타까운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부산보훈청장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올해 수훈 신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보훈처는 박문희 선생의 공적조서 심사를 거쳐 독립유공자 선정 여부를 결정한다.

발표는 보통 3·1절, 광복절, 순국선열의날(11월 17일)을 앞두고 하는데, 박 목사의 경우 올해 순국선열의날에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에서 앞서 한 집안에서 다수의 독립유공자를 배출한 사례는 한흥교·한형석 부자가 있다.

한흥교 선생은 동래 출신으로 북경의학전문학교 교수로 재직하던 중 1912년 상하이에서 독립운동가 진료를 전담했다.

또 1919년 3·1운동 뒤 전광신보사 등 창립에 참여해 중국 각지에 신문을 발송하고 독립정신을 고취했다.

한형석 선생은 부친을 따라 상하이 신화예술대학에서 수학하고 1944년 광복군 제2 지대 선전대장에 선임돼 항일가곡을 작곡하는 등 항일정신을 견고히 하는 데 영향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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