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부산 첫 교실형 안전체험관…고사리손들 '세상 진지한 모습'

입력 2019-02-18 17:18
[르포] 부산 첫 교실형 안전체험관…고사리손들 '세상 진지한 모습'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 때 수학여행을 떠난 학생들이 희생됐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한 한국을 위해 여러 대책이 발표됐지만,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각종 사고는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안전의식과 위기 대처능력을 키워주는 실질적인 안전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교실에서 안전체험교육을 하는 체험관이 전국에서 시범적으로 도입되고 있습니다.

저는 부산 북구 와석초등학교 5학년입니다.

우리 학교 4층 교실에 부산에서 처음으로 안전체험교육관이 생겼습니다.

3층에서 '와석 안전 여행 패스(PASS)'를 받는 것으로 안전교육이 시작됐습니다.

4층으로 연결되는 계단에 마련된 승강기 체험 코스에서 선생님은 손잡이 잡기, 걷거나 뛰지 않기, 노란 안전선 안에 탑승하기 등 3대 수칙을 알려줬습니다.

이어 자전거 횡단 표시가 없는 횡단로에서는 자전거에서 내려 이동하는 것을 배웠습니다.

교실에 마련된 응급처치 코스에서는 심폐소생술을 체험했습니다.



멈춘 심장을 대신해 심장과 뇌에 산소가 포함된 혈액을 공급해주기 위해 인형(애니) 가슴을 두손을 모아 힘껏 누르는 것을 1분 동안 빠르게 반복했습니다.

손이 좀 아팠지만, 전방 화면에 '좋아요' '조금 천천히' 등이 표시되기 때문에 정확한 자세로 계속 눌러야 해야 했습니다.

'심폐소생'이라는 메시지를 보고 '내가 사람을 살렸다'는 느낌 때문인지 재미가 있었고 뿌듯했습니다.

다른 친구와 누가 빨리 사람을 살리는지 경쟁을 하면서 마치 게임을 하는 것 같아 흥미를 느꼈습니다.

이어 물을 대신해 풍선으로 채워진 풀장에 구명튜브와 페트병에 줄을 달아 인명을 구조하는 물놀이 안전 코스가 나왔습니다.

이곳에서는 구조를 위해 물속에 뛰어들지 않기, 신속하게 119에 신고하기,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등 물놀이 행동요령을 익혔습니다.

여름철 우리나라를 자주 괴롭히는 풍수해 때 자신의 몸을 보호하는 체험 코스에서는 대형 선풍기에서 내뿜는 강한 바람에 견디면서 이동하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각종 재난이 발생하고 구조의 손길을 기다릴 때 최대 72시간을 버터야 한다고 합니다.

생존배낭에 구급상자, 방역 마스크, 초코바, 각종 위생용품, 물 등을 담았습니다.

위급 상황 시 건물에서 탈출할 수 있는 완강기 체험에 이어 화재 안전 체험장으로 이동했습니다.

화면에 불이 난 상황을 가정해 훈련용 소화기 안전핀을 뽑고 손잡이를 누르고 20초 안에 화재를 진압하는 임무가 주어졌습니다.

소화기 손잡이를 누르고 마치 컴퓨터 게임을 하듯이 불을 끄는 체험도 재미가 있었습니다.



이어 어두운 미로를 탈출하는 것으로 이날 안전체험을 끝났습니다.

선생님은 오늘 안전체험이 부모님과 함께 1박 2일 여행을 떠나는 것을 가정해 재구성한 스토리텔링 교육이라고 설명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들은 교실에서 이론으로 안전교육 수업을 하고 멀리 떨어진 119 체험관 등으로 이동해서 체험교육을 해야 했습니다.

선생님들이 지역 특성에 맞는 교실형 안전체험관을 만들기 위해 다른 지역 안전체험관과 일본 방재관 등을 둘러보고 설계 초안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제는 우리 학교에 교실을 활용한 안전체험관이 생겨 언제든지 재미있게 안전 관련 수칙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어 좋습니다.



[※ 이 기사는 부산에서 처음으로 개관한 교실형 안전체험관이 어떤 교육적 효과가 있는지 살펴보고자 직접 현장을 취재해 학생 입장에서 1인칭 시점으로 작성했습니다.]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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